
8월 21일에 방송된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325회에서는 정선희와 홍진경이 30년 동안 서로의 곁을 지켜온 우정을 돌아보며 눈물을 흘린 장면이 공개됐다.
김지선 1인 N역 콩트
김지선과 정선희는 등장부터 오랜 개그 내공을 꺼내 보였다. 송은이는 김지선을 향해 “내 롤모델이었다. ‘김지선처럼 좀 해봐’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라고 밝혔고, 김숙도 데뷔 당시부터 김지선 같은 개그우먼이 드물다는 말을 들었다며 선배를 향한 존경을 전했다.
이어 김지선은 “오리지널 ‘봉숭아 학당’과 ‘개콘 봉숭아 학당’을 모두 한 유일한 사람”이라며 즉석에서 1인 N역 콩트를 펼쳤다. 정선희도 트레이드 마크인 딱따구리 성대모사를 꺼냈고, 이후 최화정과 이영자 성대모사까지 이어가며 오랜 시간 쌓아온 개인기 내공을 보여줬다.
과거 김숙과 같은 아파트 옆 동에 살았던 김지선의 일화도 나왔다. 김지선은 개그맨들이 자주 모이던 김숙의 집에서 ‘우렁각시’를 자처했다며, 라식 수술 전 잘 보이지 않던 김숙이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아 말라붙은 걸레까지 발견했던 일을 떠올렸다. 그는 당시 김숙이 여러 개그우먼 사이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둥지 같은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정선희가 돌아본 홍진경과 첫 만남
정선희는 홍진경과 예능 프로그램 ‘금촌댁네 사람들’에서 처음 만난 뒤 라디오 더블 DJ를 맡으며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당시 홍진경을 두고 “태어나서 이런 캐릭터를 본 적이 없었다. 생각한 걸 그대로 뱉고, 뱉은 걸 그대로 행동하는 사람”이라고 회상했고, “진경이를 빼고는 내 인생에서 설명되는 구간이 짧다”라며 30년 우정의 깊이를 표현했다.
라디오에서는 두 사람이 약 7개월 동안 함께 호흡을 맞췄다. 정선희는 홍진경의 거침없는 입담 때문에 생방송이 점차 녹화방송으로 바뀌었다는 일화를 들려줬고, 담당 PD가 임신 중이던 당시 두 사람의 방송 때문에 출산 예정일이 당겨질 것 같다고 했다는 이야기까지 꺼내 웃음을 더했다.
힘든 시절 곁을 지킨 장면도 이어졌다. 정선희가 외부와 거리를 두고 지낼 때 홍진경은 드라이브라도 시켜주겠다며 찾아왔고, 다리를 절뚝이던 홍진경에게 대상포진이 생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정선희는 아픈 몸으로 자신을 찾아온 모습을 어머니도 잊지 못했다고 전했고, 일본에 머물던 때에는 홍진경이 소식을 듣고 비행기를 타고 건너와 지인들을 모아 자리를 만들어준 기억도 떠올렸다.
홍진경이 이혼 발표 장소로 정선희의 개인 채널을 택했던 이유 역시 공개됐다. 홍진경은 “최대한 발표하지 않고 싶었는데 기자님들이 알게 됐다. 기사가 나는 것보다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내가 잘 설명하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내 역사를 모두 아는 사람이 선희 언니였다. 언니와 대화하듯 공개하면 가장 자연스러울 것 같았다. 언니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라고 털어놨고, 정선희는 “고마웠다”라고 답했다.
김지선 ‘동냥젖’ 사연
네 아이의 엄마인 김지선은 자신을 포수, 남편을 투수에 비유하며 “경기를 많이 하는 건 아닌데 땅볼이든 뭐든 내가 다 받는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형제 없이 홀로 상주 역할을 해야 하는 모습을 본 뒤 아이가 서로 의지할 형제를 많이 만들어주고 싶었다는 생각을 했고, 첫째를 34세에 낳은 뒤 넷째를 39세에 출산했다고 설명했다.
출산 경험이 쌓이면서 ‘다산의 여왕’이라는 별명과 함께 여러 일화도 생겼다. 김지선은 “임신을 원하는 사람들이 내 배를 만지고 간다”라며 난임을 겪었던 선우용녀의 딸 최연제에게 배냇저고리를 선물한 뒤 아이가 생겼던 일을 전했다. 모유량이 부족했던 가수 김혜연에게 자신의 모유를 직접 나눠준 ‘동냥젖’ 사연까지 공개하자 주우재는 “오늘 토크 너무 어렵다”고 반응했고, 양세찬도 “오늘 많이 매콤하다”며 당황했다.
정선희 ‘62세 공약’
정선희는 과거 “62세부터 문란하게 살겠다”라고 선언했던 발언도 다시 꺼냈다. 그는 왜 남자를 만나지 않느냐는 질문을 계속 받아 가볍게 던진 말이 기사화됐다며 “그 나이가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다. 너무 초조하다”라고 말해 뜻밖의 ‘공약 회수’ 위기를 웃음으로 바꿨다.
이에 홍진경은 좋은 사람이 생기면 틈나는 대로 정선희에게 소개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정선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개인 정보가 해외까지 넘어가고 있다고 받아치면서도 공개 소개팅은 단호하게 거부해 두 사람 특유의 거침없는 대화를 이어갔다.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로’
마지막에는 웃음으로 이어지던 대화가 두 사람의 진심으로 향했다. 홍진경은 “선희 언니가 없었으면 연예계 생활을 못 버텼을 것”이라면서 “30년 동안 너무 아픔이 많았다. 나는 그렇게 밝은 사람이 아니었고, 엉뚱하고 개성이 있는 사람일 뿐 예능을 하는 게 많이 힘들었다. 그때 선희 언니가 있어서 버틸 수 있었다”라고 고백했다.
정선희 역시 “진경이가 나에게 짝사랑에 준하는 사랑을 퍼줬다. 그런데 진경이가 아프고 힘들었을 때 내가 모두 보듬지 못한 것 같아 늘 미안하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홍진경은 그런 정선희에게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사람”이라고 말했고, 서로의 가장 힘든 시간을 지켜본 두 사람이 30년 우정을 한 문장으로 확인한 순간은 어떤 의미로 남았을까?
사진 : KB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