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인사이트 289회 좀녀의 바당 - 16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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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인사이트 289회 좀녀의 바당 - 16년의 기록

8월 6일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되는 KBS1 ‘다큐 인사이트’ 289회 ‘좀녀의 바당 – 16년의 기록’에서는 2010년과 2026년 제주 해녀들의 삶과 바다를 비교하며 고령화와 기후변화 속에서 이어지는 좀녀 공동체의 미래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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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인사이트 289회 좀녀의 바당 – 16년의 기록

‘딸을 낳으면 물질을 시켜야 해서 울었다’던 어머니들이 있다. 바다에서 물질을 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자녀들을 뒷바라지했던 해녀들이다.

해녀는 오늘날 널리 쓰이는 명칭이지만, 원래 제주에서 사용하던 이름은 ‘잠녀’였다. 제주 방언으로는 ‘좀녀’라고 불리며, 오랜 시간 제주 바다와 마을 공동체의 삶을 지탱해 왔다.

오래전 해녀는 천한 직업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거친 바다에 몸을 던져 해산물을 채취하는 노동은 가족을 먹여 살리는 생업이었지만, 그 가치가 충분히 인정받지 못한 시절도 있었다.

오늘날 해녀를 바라보는 시선은 달라졌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제주에서 가장 접하고 싶어 하는 문화 콘텐츠 가운데 하나가 해녀일 뿐 아니라, 직접 해녀가 되기를 꿈꾸며 해녀학교를 찾는 외지인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새로운 세대의 관심은 오랫동안 고령화가 진행돼 온 해녀 사회에 희망을 불어넣는다. 나이 든 해녀들이 하나둘 물질을 멈추는 상황에서 바다로 들어오는 젊은 해녀들은 공동체의 빈자리를 채우고 해녀 문화가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오늘날 해녀의 생명력을 위협하는 것은 사람의 감소만이 아니다.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는 제주 바다가 해녀들의 삶과 생업을 흔들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해녀의 생명력을 위협하는 것은 사람의 감소만이 아니다.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는 제주 바다가 해녀들의 삶과 생업을 흔들고 있다.

‘다큐 인사이트’는 2010년과 2026년의 기록을 나란히 놓고 달라진 좀녀의 삶과 해양 환경을 비교한다. 사람과 바다가 함께 변한 16년의 시간을 따라가며 좀녀 공동체가 맞이할 미래를 그려본다.

1. 고령화된 좀녀 공동체에 희망이 싹트다

1. 고령화된 좀녀 공동체에 희망이 싹트다
“바당에 가면, 단돈 천 원이라도 공돈이니 바다로 가거라.”

“바당에 가면, 단돈 천 원이라도 공돈이니 바다로 가거라.”

제주의 어촌마을에서 나고 자란 딸들은 학교에 가기 전부터 물질을 배웠다. 어린 시절부터 바다에 몸을 맡기는 법과 물속에서 해산물을 찾는 법을 익히며 해녀의 삶을 준비했다.

이들은 용왕 할망이 내어주는 해산물로 생계를 이어갔다. 바다는 가족을 먹여 살리는 삶의 터전이었고, 물질로 거둔 해산물은 자녀를 키우고 집안을 지탱하는 소중한 수입이 됐다.

1970년 제주 해녀는 1만 4,143명에 달했다. 제주 곳곳의 어촌마을에서 수많은 해녀가 바다에 들어가 물질하며 공동체를 이끌었다.

그러나 산업화 이후 해녀 사회는 본격적인 고령화의 길로 접어들었다. 다른 직업과 삶의 기회가 늘어나면서 젊은 세대의 해녀 유입은 줄었고, 기존 해녀들은 점차 나이가 들어갔다.

이제 제주 전역에 남아 있는 해녀는 2,371명뿐이다. 1970년과 비교하면 해녀 수가 크게 줄어들었으며, 각 어촌계에서도 은퇴하거나 세상을 떠난 해녀들의 빈자리가 커지고 있다.

법환동 어촌계도 같은 변화를 겪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50명에 달했던 해녀 수가 현재는 36명으로 감소했다.

한 가지 희망은 법환동 어촌계에 애기 해녀 세 명이 들어왔다는 점이다. 이들은 작고하거나 은퇴한 해녀들의 빈자리를 채우며 공동체가 다음 세대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신민희 씨는 “해녀 삼춘들을 볼 때마다 경탄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는 6년 전 서울에서 제주로 내려와 해녀가 됐다.

해녀는 물질할 수 있는 수심과 수확량에 따라 상군, 중군, 하군으로 나뉜다. 깊은 바다에서 오랫동안 물질하고 많은 수확을 거두는 상군은 오랜 경험과 뛰어난 능력을 갖춘 해녀로 인정받는다.

신민희 씨는 이제 상군 삼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했다. 외지에서 제주로 와 물질을 배우기 시작한 그는 어엿한 법환 어촌계의 미래로 자리 잡았다.

강효심 씨는 올해로 9년 차 해녀가 됐다. 그는 바다를 좋아하는 둘째 딸이 자랑스러워하는 해녀 엄마다.

강효심 씨에게 해녀는 생업인 동시에 딸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삶이다. 고령화가 깊어진 공동체 안에서 신민희 씨와 강효심 씨 같은 새로운 해녀들의 존재는 좀녀 문화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다.

2. 어제의 바다와는 다른 오늘의 바다

2. 어제의 바다와는 다른 오늘의 바다
제주도 전역에는 100여 개의 해녀 어촌계가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새로운 해녀가 가입한 어촌계는 그리 많지 않다.
성산 어촌계는 16년 전만 해도 70명이 넘는 해녀가 활동하던 곳이다.

제주도 전역에는 100여 개의 해녀 어촌계가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새로운 해녀가 가입한 어촌계는 그리 많지 않다.

성산 어촌계는 16년 전만 해도 70명이 넘는 해녀가 활동하던 곳이다. 당시에는 여러 세대의 해녀들이 함께 바다에 들어가 물질하며 어촌계를 이끌었다.

현재 성산 어촌계에 남은 해녀는 37명뿐이다. 막내 해녀의 나이도 올해 68세로, 공동체의 고령화가 얼마나 깊어졌는지를 보여준다.

해녀들이 나이 들어가는 사이 제주 바다도 달라졌다. 과거 해녀들에게 횡재수로 여겨졌던 자연산 전복은 몇 년 전부터 씨가 말랐다.

소라는 종패를 뿌린 바다에서만 풍족하게 거둘 수 있다. 자연 상태의 바다에서 해산물이 풍부하게 자라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인위적으로 종패를 뿌린 곳에서야 충분한 수확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그나마 아직 수량이 많은 자연산 성게도 이전과 같지 않다. 겉으로 보이는 성게의 수는 많지만, 안에 들어찬 알은 예전만큼 풍성하지 않다.

전복과 소라, 성게의 먹이가 되는 감태와 톳도 몇 년 전부터 자취를 감췄다. 감태와 톳은 해양 생물의 먹이일 뿐 아니라 해녀들에게 별도의 수입을 안겨주던 해산물이었다.

감태와 톳이 줄어들면서 전복과 소라, 성게의 변화도 더욱 두드러졌다. 바다 생태계의 한 부분이 사라지자 이를 먹이로 삼던 해양 생물과 해녀들의 수확에도 연쇄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제주 바다의 수온은 최근 10년 평균보다 1도 이상 높아졌다. 높아진 수온 속에서는 과거 제주 바다에서 쉽게 볼 수 없던 해양 생물들이 등장하고 있다.

새롭게 나타난 해양 생물들은 물질하는 해녀들을 위협한다. 익숙했던 바다가 낯선 환경으로 바뀌면서 해녀들은 수확 감소뿐 아니라 새로운 위험에도 직면한다.

“사람도 바다도 늙어간다”는 해녀의 한숨은 나날이 깊어간다. 해녀 공동체의 고령화와 바다 생태계의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좀녀들의 삶은 더욱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3. 2010년 vs 2026년, 16년의 기록

3. 2010년 vs 2026년, 16년의 기록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기후변화로 인한 해양 환경의 변화가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수온과 해조류, 해산물의 변화는 제주 바다에 의지해 살아가는 해녀들의 삶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지금의 시점에서 돌아보면 16년 전만 해도 사람과 바다는 아직 풍요로웠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기후변화로 인한 해양 환경의 변화가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수온과 해조류, 해산물의 변화는 제주 바다에 의지해 살아가는 해녀들의 삶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지금의 시점에서 돌아보면 16년 전만 해도 사람과 바다는 아직 풍요로웠다. 해녀 수는 지금보다 많았고, 바다에서는 해녀들이 기대할 수 있는 해산물과 해조류가 더 풍성하게 자랐다.

2010년은 해녀들에게 사람도 바다도 아직은 넉넉했던 화양연화와 같은 시간이었다. 방송은 당시 법환동에서 들여다봤던 해녀들의 삶과 그들의 생활 터전인 바다를 다시 돌아본다.

2010년 기록 속 해녀들의 모습과 2026년 현재의 삶을 비교하면 지난 16년 동안 일어난 변화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해녀 공동체의 인원은 줄었고, 기존 해녀들은 더 나이가 들었으며, 바다에서 얻을 수 있는 해산물의 종류와 상태도 달라졌다.

같은 바다에서 물질을 이어가고 있지만 해녀들이 마주하는 환경은 과거와 같지 않다. 자연산 전복과 감태, 톳이 사라지고 성게의 알이 줄어드는 변화는 바다가 해녀들에게 내어주는 것이 점차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16년 사이 해녀도 줄고 바다도 변했다. 공동체와 해양 환경이 함께 쇠퇴하는 현실은 좀녀 문화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바다를 사랑해 해녀가 되고 싶어 하는 새로운 세대가 있다. 해녀학교를 찾고 어촌계에 들어온 이들은 오늘과는 다른 내일의 바다를 꿈꾼다.

새로운 해녀들의 선택은 단순히 오래된 직업을 이어받는 데 그치지 않는다.

새로운 해녀들의 선택은 단순히 오래된 직업을 이어받는 데 그치지 않는다. 변화한 바다와 기후 위기 속에서도 좀녀의 삶과 공동체를 다음 세대로 연결하려는 새로운 가능성을 만든다.

1970년 1만 4,143명에서 2,371명으로 줄어든 제주 해녀와 16년 사이 달라진 바다는 좀녀 공동체가 처한 현실을 보여준다. 고령화와 기후변화 속에서도 바다로 향하는 새로운 세대는 좀녀의 미래를 어떻게 이어갈까?

애기 해녀들이 들어온 법환동 어촌계와 막내 해녀가 68세인 성산 어촌계, 해산물이 사라지고 수온이 높아진 제주 바다를 2010년과 비교하는 KBS1 ‘다큐 인사이트’ 289회 ‘좀녀의 바당 – 16년의 기록’은 8월 6일 목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사진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