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프라임 556회 10만 년의 동행은 시작됐다

다큐프라임 556회 10만 년의 동행은 시작됐다

닷뉴스방송
다큐프라임 556회 10만 년의 동행은 시작됐다

8월 30일에 방송되는 MBC ‘다큐프라임’ 556회 ‘10만 년의 동행은 시작됐다’ 편에서는 고준위방폐장이 필요한 이유와 부지 선정을 둘러싼 한국의 과제, 핀란드와 스웨덴의 사례가 공개된다.

고준위방폐장은 왜 필요한가

디지털 시대에 들어 우리가 소비하는 전력량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늘었다. 전력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안정적으로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원전에 주목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멈춘 원전을 다시 가동하기로 했고, 메타는 원전 독점 계약을 맺었다. 구글도 소형모듈원자로 건설에 선금을 지급하며 원전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들이 원전을 선점하려는 배경에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대한 판단이 있다. 스페인·포르투갈 대정전과 같은 최악의 정전 사태가 언제든 벌어질 수 있는 만큼 에너지 수급과 공급에서 원전이 안정적인 에너지원이라는 판단이다.

미래 전력 수요를 감당하려면 원전 가동이 필요하지만, 대한민국은 원전에서 나온 사용후핵연료를 어디에 보관하고 최종 처분할 것인지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의 평균 포화율은 83.6%까지 차오르며 원전의 연쇄 가동 중단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임시 저장 시설인 맥스터를 건설해 당장의 저장 문제에는 대응했지만 갈등은 끝나지 않았다. 지역 주민들은 임시 시설이 사실상 영구 시설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고, 사용후핵연료를 장기간 안전하게 관리할 최종 해법을 둘러싼 문제가 남아 있다.

결국 원전을 안정적으로 가동하는 문제와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저장·처분하는 문제는 따로 떼어 보기 어렵다. 저장 공간이 포화되기 전에 고준위방폐장 부지와 운영 방식을 정해야 한다는 과제가 함께 커지고 있다.

핀란드는 어떻게 인류 최초의 고준위방폐장을 품게 됐나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꼽히는 핀란드 서부의 소도시 에우라요키는 낮은 세금과 잘 갖춰진 복지 인프라로 주민 만족도가 높은 도시로 알려져 있다. 인구 감소를 고민하는 다른 지방 자치구와 달리 에우라요키가 풍요로운 일상을 유지하는 배경에는 세계 최초의 고준위방폐장 온칼로가 있다.

대표적인 기피 시설인 고준위방폐장은 세계 각국에서 부지를 찾는 것부터 쉽지 않은 시설이다. 그럼에도 에우라요키는 온칼로를 품었고, 고준위방폐장은 지역 주민들이 불안만 말하는 시설이 아니라 자랑과 자부심을 이야기하는 대상으로 자리 잡았다.

에우라요키 사례에서 중요한 것은 시설이 들어선 결과만이 아니다. 주민들이 고준위방폐장 유치를 받아들이고 지역의 일부로 받아들인 과정과 기피 시설을 둘러싼 신뢰가 어떻게 형성됐는지가 핵심이다.

온칼로가 지역의 자부심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점은 시설 자체뿐 아니라 주민 수용성과 신뢰 형성이 부지 선정에서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고준위방폐장을 어디에 지을 것인가와 함께 해당 지역이 시설을 받아들일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절반의 성공, 고준위특별법으로 다시 동력을 얻다

원전 강국 대한민국은 48년의 원전 역사를 쌓았지만 방폐장 부지 문제만큼은 오랫동안 풀지 못했다. 과거 부지 선정 과정이 실패로 남은 데에는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용하지 않고 사회적 공론화 과정도 제대로 거치지 못했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후 법적 안전장치와 주민투표 방식이 도입됐고 경주에 중·저준위 방폐장이 마련됐다. 그러나 고준위방폐장 부지는 여전히 정해지지 않아 경주의 사례는 절반의 성공으로 남았다.

가장 시급한 고준위방폐장이 제자리걸음을 이어오던 가운데 지난해 고준위특별법이 제정되면서 건설을 추진할 법적 기틀이 마련됐다. 내년 부지 공모를 앞두고 미리 준비에 나서는 지방 자치단체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법이 마련됐다고 부지 선정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국가가 과학적·기술적으로 고준위방폐장을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신뢰를 지자체와 주민들에게 주는 일이 남아 있다.

과거처럼 주민 의견을 뒤늦게 듣는 방식이 아니라 부지 선정 과정에서 지역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신뢰를 쌓는 과정도 중요하다. 법적 기틀을 실제 부지 선정으로 연결하려면 주민들이 안전성을 받아들일 수 있는 과정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고준위방폐장을 서로 유치하겠다고? 스웨덴 두 도시 이야기

스웨덴이 주목받는 이유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고준위방폐장 부지를 정했다는 결과에만 있지 않다. 부지를 정하는 과정이 갈등 해결의 교과서라고 불릴 만큼 민주적으로 진행됐다는 점이 더 큰 의미를 갖는다.

한국에서는 지자체들이 방폐장을 서로 밀어내는 모습이 반복됐지만, 스웨덴의 외스트함마르와 오스카르스함은 반대로 서로 고준위방폐장을 유치하겠다며 경쟁했다. 부지 유치 경쟁 자체가 주민 수용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한국의 과거 사례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최종적으로 부지 유치에 성공한 도시뿐 아니라 탈락한 도시도 모든 것을 잃은 지역으로 남지 않았다.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협조한 지역의 노력은 결과와 관계없이 동등하게 보상받아야 한다는 스웨덴의 ‘패자 없는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약속은 부지를 차지한 도시와 그렇지 못한 도시를 단순한 승자와 패자로 갈라놓지 않았다. 두 도시가 보여준 것은 갈등보다 연대와 상생에 가까웠고, 국책 사업을 둘러싼 주민 수용성과 신뢰가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고준위방폐장을 품은 외스트함마르 주민들이 불안 대신 자부심을 이야기할 수 있는 배경도 이런 과정과 맞닿아 있다. 결국 고준위방폐장 부지 선정은 시설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데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위험을 함께 감수하는 지역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의 문제이기도 하다.

스웨덴의 ‘패자 없는 약속’은 고준위방폐장 부지 선정을 승패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와 보상의 문제로 바꿔 놓았다. 한국도 위험을 떠넘기는 방식이 아니라 참여한 지역을 함께 인정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까?

고준위방폐장의 필요성과 한국의 부지 선정 과제, 핀란드 온칼로와 스웨덴 두 도시가 보여준 해법은 8월 30일 일요일 오전 7시 40분에 방송되는 MBC ‘다큐프라임’ 556회 ‘10만 년의 동행은 시작됐다’ 편에서 공개된다.

사진 :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