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0일에 방송되는 EBS 1TV ‘제23회 EBS국제다큐영화제(EIDF2026)’에서는 영화제 마지막 날 주요 편성으로 8편의 다큐멘터리가 공개된다.
부모의 집에 남은 기억과 상상




용이 머물던 집 (Where Dragons Live)
: 오후 1시 30분
쉬자너 라에스 Suzanne RAES
82min | 네덜란드, 영국 | 2024
어릴 적 살던 집에 찾아가 남겨진 물건들을 정리하며 과거의 흔적을 마주하는 한 가족의 이야기. 세상을 떠난 부모님의 엉뚱하면서도 까다로웠던 성격을 다시금 떠올리기도, 오래된 감정과 기억들을 짚어나가기도 한다. 어린 시절 두려움과 상상력을 자아냈던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의 삶을 빚어내는 내밀하고 매혹적인 초상 같은 작품이다.
해리엇과 세 형제는 영국 옥스퍼드셔에 있는 어린 시절의 집을 정리하며 부모가 남긴 물건과 가족의 기억을 다시 들여다본다. 용에 깊이 빠져 있던 아버지와 까다로운 어머니가 만든 독특한 성장 환경은 집을 비우는 과정에서 현실의 기억과 어린 시절의 상상을 함께 불러낸다.
농약에 맞선 음악 교사의 노래




우리 땅을 지키는 노래 (A Song for My Land)
: 오후 3시
마우리시오 알보르노스 이니에스타 Mauricio Albornoz INIESTA
95min |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독일 | 2024
아르헨티나의 한 시골 마을, 한 카리스마 넘치는 음악 교사는 지역에서 관행처럼 이루어지고 있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비행기와 트랙터가 학교 바로 옆에서 농약을 살포하며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었던 것. 그는 행동에 나서기로 결심하고, 재기 발랄함과 공감의 힘으로 아이들과 함께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지역 사회를 움직일 노래들을 만들기 시작한다.
결국 이들은 아르헨티나의 유명 뮤지션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야외 콘서트를 시골 한복판에서 개최하는 데 성공한다. 이른바 ‘환경을 위한 우드스톡’이다. 창의성과 끈기를 바탕으로, 이들의 메시지는 예상보다 훨씬 더 멀리 퍼져 나간다. (자막 제공 : 서울국제환경영화제)
음악 교사 라미로 레스카노는 학교 인근의 농약 살포가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한다는 문제를 알리기 위해 아이들과 노래를 만든다. 지역의 거센 반대에도 노래를 통한 문제 제기를 이어가고, 시골 한복판의 대형 콘서트까지 밀어붙이면서 음악이 공동체의 행동으로 번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30년 만에 돌아온 미드칼 춤




포그 오브 건파우더 (Fog of Gunpowder)
: 오후 4시 50분
사드 타하이타 Saad TAHAITAH
17min | 사우디아라비아 | 2025
사우디아라비아 남부 알나마스의 발후사인 부족 남성들은 30년간 중단되었던, 부족에서 가장 유명한 전통 전쟁 의식 중 하나인 미드칼 춤을 부활시킬 준비를 한다. 이 역사적인 순간의 중심에서, 부족의 아들이기도 한 영화감독 사드는 산과 마을을 가로지르는 귀환의 여정을 포착한다. 축제의 긴장감과 열기, 그리고 소속감이 감도는 비 내리는 하늘 아래에서, 남성들과 청년들은 리듬과 스텝, 그리고 화약을 다루는 훈련에 매진한다.
준비 과정은 단순한 춤 연습에 머물지 않는다. 오랫동안 멈췄던 의식을 다시 세우기 위해 서로 다른 세대가 한자리에 모이고, 과거의 기억과 기록을 되짚으며 미드칼이 부족 안에서 어떤 의미를 지녀왔는지 확인하는 시간이 이어진다.
음식으로 이어지는 팔레스타인 기억




아이샤 이야기 (Aisha’s Story)
: 오후 5시 20분
엘리자베스 바이버트 Elizabeth VIBERT
63min | 요르단, 캐나다 | 2025
“음식은 팔레스타인 문화유산에서 가장 소중한 부분이다.” 아이샤 아잠과 그의 남편은 35년 전 요르단 바카 난민캠프에서 가족 방앗간을 차렸다. 아이샤는 음식을 통해 팔레스타인인들의 강제 이주와 난민캠프에서 가족과 공동체를 다시 일구어 온 역사를 따라간다.
수확과 제분, 요리와 잔치로 이어지는 일상의 풍경은 이주와 그리움, 그리고 저항이라는 영화의 궤적을 이루어 간다. 〈아이샤 이야기〉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삶을 규정하는 상실과 아름다움, 그리고 꺾이지 않는 의지를 가까이에서 담아낸다.
방앗간에서 곡물과 허브를 빻는 일은 가족의 생업인 동시에 다음 세대로 음식 문화를 전하는 과정이 된다. 아이샤가 지켜온 음식과 노동의 일상은 난민캠프에서 다시 가족과 공동체를 세워 온 시간과 맞물리며 팔레스타인의 기억을 구체적인 생활 속에서 보여준다.
황새와 가족을 돌보는 쿠르드 여성




노래하는 황새 깃털 (Singing Wings)
: 저녁 6시 35분
헤멘 칼레디 Hemen KHALEDI
73min | 이란, 조지아, 벨기에 | 2025
병든 남편을 간호하며 살아가는 쿠르드족 노년 여성은 부상당한 황새를 돌보게 되면서 삶의 새로운 의미를 발견한다. 한편 그녀의 딸은 산골 마을을 벗어나 새로운 삶을 꿈꾼다. 인간을 향한 돌봄과 철새를 향한 보살핌은 그녀를 두 세계를 잇는 존재로 만든다.
78세인 여성은 고압선에 다친 황새가 무리와 함께 이동할 수 있도록 회복을 돕는다. 딸은 영국으로 떠나는 삶을 생각하고 있고, 남편을 돌보는 일과 황새를 살피는 일이 나란히 놓이면서 머무는 존재와 떠나는 존재의 시간이 한 가족 안에서 겹쳐진다.
낡은 영사기를 되살리는 영사 기사


나의 친애하는 후세인 (Habibi Hussein)
: 저녁 8시
알렉스 바크리 Alex BAKRI
96min | 팔레스타인,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스웨덴 | 2025
한 팔레스타인 영사 기사는 오래된 영화관의 영사기를 복원할 부품을 찾아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여행한다. 그러던 중 영화관 보수를 위해 독일의 NGO 단체가 찾아오면서, 그는 예전의 자리를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붙잡는다.
제닌의 영화관에서 오랫동안 영사 일을 해온 후세인은 40년 넘게 쌓은 경험과 인맥을 바탕으로 오래된 영사기를 다시 움직이려 한다. 부품을 구하고 장비를 되살리는 과정은 사라져 가는 영화관 문화와 자신의 자리까지 함께 복원하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진다.
펑크의 뿌리를 따라가는 음악사




우리는 펑크를 원해! (We Want the Funk!)
: 밤 10시 5분
스탠리 넬슨 Stanley NELSON
니콜 런던 Nicole LONDON
80min | 미국 | 2025
〈우리는 펑크를 원해!〉는 아프리카 음악과 소울, 초기 재즈에서 출발해 대중문화의 중심으로 떠오르기까지, 펑크 음악의 역사를 따라가는 리듬감 넘치는 여정이다. 영화는 제임스 브라운의 폭발적인 에너지와 조지 클린턴과 팔리아멘트 펑카델릭의 초현실적인 펑크, 파격적인 변신을 선보인 걸 그룹 라벨, 그리고 펠라 쿠티의 아프로비트를 통해 펑크 음악을 다채로이 조명한다.
나아가 펑크가 뉴웨이브와 힙합에 남긴 영향을 함께 추적한다. 서로 다른 뿌리에서 출발한 리듬이 제임스 브라운과 팔리아멘트 펑카델릭, 라벨, 펠라 쿠티를 거치며 확장되는 흐름을 따라가고, 이후 다른 대중음악 장르에 남은 흔적까지 연결한다.
1996년 아마존 접촉을 다시 보는 기록




아마조매니아 (Amazomania)
: 밤 11시 25분
나탄 그로스만 Nathan GROSSMAN
93min | 스웨덴, 덴마크, 프랑스 | 2026
1996년, 고립된 코루보 부족을 기록하기 위해 아마존으로 떠났던 탐사대의 영상이 수십 년 만에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이 영상은 당시의 접촉 과정과 그것이 초래한 결과를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당시 브라질 관계자와 스웨덴 기자가 코루보 부족을 만나기 위해 아마존으로 향했고, 그때 촬영된 영상은 외부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세계를 담은 기록으로 주목받았다. 수십 년 뒤 다시 꺼낸 영상은 그 접촉을 누가 어떤 시선으로 기록했는지, 이후 코루보 사람들에게 무엇이 남았는지를 다시 묻게 한다.
1996년의 기록을 다시 꺼낸 ‘아마조매니아’는 촬영 당시의 시선과 그 뒤에 남은 결과를 함께 보게 한다. 수십 년 전 ‘발견’의 기록을 당사자의 목소리로 다시 바라볼 때 무엇이 달라질까?
1996년 코루보 부족의 접촉을 다시 바라보는 ‘아마조매니아’까지 이어지는 주요 작품들은 8월 30일 일요일 오후 1시 30분부터 EBS 1TV ‘제23회 EBS국제다큐영화제(EIDF2026)’에서 순차 공개된다.
사진 : EB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