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참견 시점 415회 이은결, 200억 ‘상상 공장’으로 완성한 30주년 무대

전지적 참견 시점 415회 이은결, 200억 '상상 공장'으로 완성한 30주년 무대

9월 12일에 방송된 MBC ‘전지적 참견 시점’ 415회에서는 이은결이 약 200억 원 규모의 마술 장비를 쌓아둔 870평 ‘상상 공장’과 데뷔 30주년 공연을 준비해 무대에 올리는 과정이 공개됐다.

AI 연구로 향한 허성범의 출발점

카이스트 AI 연구원 허성범은 수능 수학 문제를 푸는 영상으로 알고리즘을 장악한 크리에이터이자, 게임 체인저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결승까지 진출한 서바이벌 방송의 신흥 강자다. 본업인 AI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이었다. 그는 당시 AI가 미래를 바꿀 분야라는 확신을 가졌고, 이후 연구와 콘텐츠 활동을 함께 이어왔다.

방송에서는 허성범의 일상에 AI가 얼마나 깊숙이 들어와 있는지도 드러났다. 기상 이후 하루 일정 확인부터 식사와 연구, 투자와 콘텐츠 제작까지 AI를 여러 방식으로 활용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스마트폰과 이어폰 기능을 담은 AI 글라스를 착용해 음식의 칼로리를 확인하고 뉴스 브리핑을 듣는 장면도 그의 생활 방식을 보여줬다.

3년째 함께한 AI 매니저 ‘도나’

그로 인해 ‘전참시’ 최초의 진풍경도 펼쳐졌다. 스케줄 브리핑부터 영양제와 식단 관리, 야식 고민과 사주풀이까지 해결해주는 AI ‘도나’가 허성범의 매니저로 등장했다. 3년째 함께하고 있다는 도나는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거치며 이전보다 한층 자연스럽고 사람 같은 대화가 가능해졌다고 전해졌다.

허성범은 냉장고 내부를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식단을 추천받고, 그날의 일정까지 반영한 조언을 받았다. 직접 만든 주식 포트폴리오 사이트에서는 보유 종목의 비중과 등락, 수익률을 살피고 상승한 종목의 이유를 AI에 묻는 방식으로 분석을 이어갔다. 논문 요약과 심층 조사까지 AI에 맡기며 연구와 일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활용법도 보여줬다.

악성 댓글 분석하는 AI 연구

사용하는 AI만 대여섯 개, 월 구독료만 100만 원 이상을 쓴다는 허성범의 연구 주제는 악성 댓글이었다. 변호사를 선임하더라도 악플 수집은 피해자가 직접 해야 하는 고충을 줄이기 위해 악플의 맥락을 분석하고 피해자의 법적 대응을 돕는 AI 개발로 논문을 준비하고 있었다.

본인의 콘텐츠 채널에서는 부동산 청약을 비롯한 각종 계약서 확인부터 한층 발전된 동시통역 설정까지 적재적소에 활용하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AI 활용법도 전수했다. AI 사용법조차 몰랐던 채널 제작팀 역시 허성범의 영향을 받아 업무와 콘텐츠 제작에 AI를 활용하기 시작했고, 숏폼 제작을 통해 부수입까지 얻는 변화가 생겼다고 전했다.

870평 ‘상상 공장’과 200억 마술 장비

연구원 허성범의 하루가 AI로 시작해 AI로 끝났다면,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의 하루는 데뷔 30주년 공연을 향한 집념으로 불탔다. 모두가 출근하는 아침 9시에야 일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한 시간가량 눈을 붙인 뒤 다시 일터로 향했다. 짧은 휴식 뒤 곧바로 공연 준비로 돌아가는 생활에서 무대를 향한 집중력이 드러났다.

870평 규모의 ‘상상 공장’은 30주년 공연을 위해 준비한 장비로 빈틈없이 채워져 있었다. 디자인에만 3년이 걸린 6m 높이의 백색 나무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제작한 기차, 초대형 로켓과 헬기 등 머릿속 장면을 현실로 옮긴 대형 장비들이 자리했다. 지난 30년간 쌓아온 마술 도구와 공연 장비에 들어간 비용은 약 200억 원에 달했다.

지난 30년을 기록한 노트에는 무대를 위해 모은 아이디어가 빼곡하게 남아 있었다. 예민한 공연 장비를 옮기는 작업 역시 대규모였다. 장비를 분해하고 포장한 뒤 무진동 5톤 트럭 6대에 나눠 싣는 과정이 필요했고, 그 자체가 이은결의 공연이 얼마나 많은 준비를 거쳐 완성되는지 보여줬다.

세종문화회관에서 마주한 무대 공포증

이번 공연이 더욱 뜻깊은 이유는 이은결이 국내 마술사 최초로 ‘꿈의 상징’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길거리 마술에서 시작해 30년 동안 무대를 확장해온 이은결에게 세종문화회관은 오래전부터 서고 싶었던 공간이었다.

뜻밖의 고백도 이어졌다. 공연 전 노래와 춤, 샤우팅을 하며 극도의 긴장감을 풀기 위해 애쓰던 그는 자신에게 무대 공포증이 있다고 털어놨다. “무대에 오르는 게 공포증을 극복하는 과정”이라며 30년 차인 지금도 매번 찾아오는 두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무대로 들어가는 과정을 이야기했다.

기립박수로 이어진 30년의 마술

‘전참시’를 통해 방송 최초로 공개한 공연에는 이은결의 지난 30년을 총망라한 마술과 ‘일루셔니스트’로 불리고 싶은 메시지가 담겼다. 헬리콥터를 타고 등장한 그는 눈앞에서 사람이 바뀌는 대형 일루션으로 포문을 열고, 첫 세계대회 입상 당시 선보였던 클래식 카드 마술과 비둘기 마술을 다시 펼쳤다.

전통 환술을 재해석한 무대와 초대형 로켓 마술도 이어졌다. 특히 어린이 관객과 함께 완성한 로켓 무대는 이은결이 유년 시절 느꼈던 경이로움과 동심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장면으로 완성됐고, 관객들의 우레와 같은 기립박수를 끌어냈다.

200억 원 규모의 장비보다 마지막에 남은 것은 30년 동안 상상한 장면을 실제 무대에 올리기 위해 쌓아온 시간이었다. 어린 시절 자신이 느꼈던 경이로움을 다음 세대에 건넨 로켓 무대가 이은결의 30주년 공연에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은 장면이었을까?

사진 :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