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 724회 자연인 정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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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연인이다 724회 자연인 정한택

짙은 산 내음 가득한 고요한 산골. 그곳에는 투박한 손길로 자신만의 세상을 일구어 가는 한 남자가 살고 있다. 거친 말투와 햇볕에 그을린 얼굴, 무뚝뚝한 표정. 언뜻 보면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인상일 수 있지만 자연인 정한택(67) 씨가 사는 집 마당에 들어서면 예상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온갖 꽃들이 이곳저곳에서 자라고 있고, 정성스레 만든 장식품과 직접 글씨를 새긴 항아리들이 곳곳을 채우고 있다. 가만히 있으면 오히려 몸이 근질거린다는 그는 장작을 패고 텃밭을 가꾸며 하루를 보낸다. 산길을 걸을 땐 맨발로 오른다고 하는데. 아내를 위해 지었다는 산골 집에 그는 어떻게 홀로 남게 된 걸까?

8월 31일에 방송되는 MBN ‘나는 자연인이다’ 724회에서는 아내를 위해 직접 지은 산골 집에 홀로 남아 꽃과 맨발 산행으로 두 번째 인생을 살아가는 자연인 정한택 씨의 이야기가 공개된다.

아내를 위해 직접 지은 산골 집

소 십여 마리를 키우던 산골 농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엄격했던 아버지 밑에서 자연스럽게 부지런함을 배웠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향에서 농사를 짓다 스무 살 무렵 도시로 발길을 옮긴 후 그는 건축과 대리석 시공 기술을 배우면서 전국을 돌았다. 농사와 건축 현장을 오가며 몸으로 익힌 부지런함은 훗날 산골 집을 자신의 손으로 꾸리는 바탕이 됐다.

그렇게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며 치열하게 살아가던 어느 날, 아내가 대장암 말기라는 믿기 힘든 소식을 듣게 되었다. 살 수 있는 날이 길어야 6개월에서 1년 남짓이라는 말에 그는 모든 일을 다 내려놓고, 아내가 맑은 공기 속에서 치료를 받길 바라는 마음에 산골 땅에 직접 집을 짓기 시작했다. 건축과 대리석 시공으로 전국을 돌며 익힌 기술은 이때 아내를 위한 공간을 만드는 데 쓰였다.

다행히 아내는 여러 번의 수술과 항암 치료를 버텨내며 기적처럼 5년을 더 살았지만, 결국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처음에는 아내의 치료를 위해 시작했던 산골살이가 예상보다 긴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삶의 터전이 됐고, 그 집은 아내를 떠나보낸 뒤에도 정한택 씨가 지켜야 할 공간으로 남았다.

술을 끊고 다시 걷기 시작한 산길

아내를 보내고 한동안 술에 기대 힘겨운 나날을 보내던 그는, 삶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 돌아가신 어머니가 떠올랐다고. 그렇게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살아보기로 마음먹은 그는 술을 끊고, 맨발로 산을 걸으며 크게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가만히 있기보다 몸을 움직이는 성격은 장작을 패고 텃밭을 가꾸는 일상으로도 이어졌다.

아내를 위해 지었던 집 마당에는 어느새 꽃들이 하나둘 피어났고, 아내에 대한 그리움도 삶 속에 조용히 스며들었다. 마네킹과 사자 동상, 직접 글씨를 새긴 항아리와 여러 장식품도 그의 산중 집을 채우고 있다. 닭장과 가마솥까지 놓인 공간에는 생활에 필요한 것과 정한택 씨의 손길이 함께 쌓여 있다.

꽃으로 가득 채운 그리움의 마당

이제는 자연인의 손길이 더해져 특별한 공간이 되었다는 산중 집. 아내를 보낸 뒤 하나둘 뿌리기 시작한 씨는 어느새 마당을 꽃으로 가득 채웠다고. 처음에는 아내를 위해 지은 집이었지만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은 뒤부터 꽃과 장식, 손때 묻은 물건이 하나씩 늘어나며 자신의 두 번째 삶까지 품는 집이 됐다.

문득 아내가 떠오르는 날이면 옥상에 올라가 하늘을 보며 큰 숨을 내쉬고, 해먹에 누워 구름을 보며 바람을 느껴본다. 혼자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도 그리움을 밀어내기보다 산과 집 안에 자연스럽게 두고 살아간다. 마가목주와 송이주, 야관문주도 오랜 시간 손으로 꾸려온 산중 생활의 한 부분이다.

홍두깨 콩국수와 대리석 돌판 밥상

직접 기른 콩에 견과류를 넣고 홍두깨로 면까지 밀어 만든 고소한 콩국수 한 그릇이면 여름 별미 완성! 콩을 직접 기르는 데서 끝나지 않고 면까지 손수 밀어 한 그릇을 완성하는 과정에는 몸을 움직이며 살아가는 정한택 씨의 생활 방식이 그대로 담긴다.

각종 버섯과 김치를 대리석 돌판에 볶아 누룽지를 곁들인 김치볶음밥까지. 젊은 시절 익힌 대리석과 오랜 산골살이가 식탁에서도 맞닿는다. 직접 키우고 만들고 손질한 것으로 한 끼를 차리는 일은 거창하지 않지만 하루를 스스로 채우는 그의 방식과 이어져 있다.

이제는 맨발로 산에 올라가 자유롭게 춤을 추는 게 삶의 낙이라는 자연인. 술에 기대던 시간을 지나 걷고 노래하고 춤추는 일로 하루를 채우게 된 그는 이제 남은 인생을 조금 더 즐겁게 채워 나가고자 한다. 아내를 위해 만든 집에서 시작된 삶은 아내를 기억하면서도 자신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생활로 이어지고 있다.

아내를 향한 그리움을 꽃과 맨발 산행, 직접 만든 한 끼에 담아 살아가는 정한택 씨는 이제 산골에서 자신의 시간을 다시 채우고 있다. 무뚝뚝한 얼굴 뒤에 남은 순정은 산중 집의 어떤 풍경으로 더 드러날까?

아내를 위해 시작한 산골살이가 자신의 두 번째 인생이 된 정한택 씨의 이야기는 8월 31일 월요일 오후 9시 10분에 방송되는 MBN ‘나는 자연인이다’ 724회에서 공개된다.

사진 : MB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