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테마기행’ 검비르가 안내하는 네팔, 9개의 설날과 히말라야의 봄
네팔 셰르파 출신 방송인 겸 영화배우 검비르가 히말라야의 절경과 수천 년의 역사가 공존하는 네팔의 숨겨진 일상 속으로 시청자를 안내한다.
4월 13일부터 16일까지 방송되는 EBS1 ‘세계테마기행’에서는 신과 인간의 땅이라 불리는 네팔의 생생한 풍경이 4부작으로 공개된다. 봄을 맞은 카트만두의 역동적인 축제 현장부터 장인들의 숨결이 깃든 고속도로 옆 작은 마을까지 다채로운 여정이 담길 예정이다.
인생의 절반은 설산 아래에서, 나머지 절반은 한국 사람들과 함께- 네팔 셰르파 출신 방송인 겸 영화배우 검비르가 안내하는 신과 인간의 땅, 네팔. 네팔은 지금 2083년?! 9개의 설날이 공존하는 네팔 사람들의 일상, 카트만두. 셰르파 출신 검비르가 공개하는 ‘요즘 뜨는 트레킹 루트’, 포카라⋅품디콧⋅카르푸 단다. 200km 고속도로 옆, 숨겨진 장인 마을, 프리트비 고속도로⋅고르카⋅카트만두. 축제 시즌, 네팔 사람들이 즐기는 법, 파탄⋅카트만두. 기분 좋게 다가가고, 웃으며 헤어지는 네팔의 매력 속으로!
1부. 봄, 축복이 내리는 거리 – 3월 13일(월)



겨울이 끝나고 봄이 시작되는 2~3월,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는 축제의 기운으로 들썩인다. 결혼 시즌이 열리고, 성인식이 치러지며, 소수민족마다 각자의 새해를 맞는다. 126개 민족, 123개 언어가 공존하는 이 땅에는 아홉 개의 설날이 있다. 그리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공식 달력으로 ‘비크람 삼밧(Bikram Sambat)’을 사용하는 네팔은 지금 2082년이다. 히말라야 셰르파 출신 방송인 검비르 만 쉬레스터가 카트만두의 골목 깊숙이 안내한다. 카트만두에서 가장 오래된 아산 시장(Asan Bazaar)에는 전통 물병 카루와(Karuwa)와 여러 음식을 담는 탈리(Thali) 같은 생활용품이 넘치고, 새해 달력을 파는 가게는 이 계절 카트만두에서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다. 힌두교 최대 성지 파슈파티나트(Pashupatinath)에서는 소년의 성인식 브라타반다(Bratabandha)가 거행된다. 8세에서 12세 사이의 소년들이 머리를 삭발하고 성스러운 실 자나이(Janai)를 받으며 영적으로 다시 태어나는 의식이다. 정수리에 남겨두는 작은 머리카락 시카(Shikha)는 조상과 이어져 있다는 믿음의 표시. 성인식이 끝나면 스마트폰으로 가족과 인증샷을 찍는 소년들의 모습이, 수천 년 된 의례와 묘하게 겹쳐진다. 파슈파티나트에서 멀지 않은 곳, 토카 찬데슈와리(Tokha Chandeshwari)에서는 네와르족의 전통 결혼식이 열린다. 신랑 측에서 보낸 예복을 차려입고 쿠쿠리(Khukuri)를 찬 신랑이 악단을 앞세워 온 동네에 결혼을 알리는 행렬, 잔티(Janti)를 이룬다. 신랑이 신부의 이마에 붉은 가루를 바르는 신두르 단(Sindoor Daan) 의식으로 혼례가 성사된다. 점성술사가 정해준 길일, 수십 가지 음식이 차려진 피로연, 대대로 이어온 형식들. 시대가 바뀌었어도 네팔의 결혼에서 생략되지 않는 것들이다. 관혼제가 몰리는 계절, 카트만두의 골목은 가장 역동적인 삶의 현장으로 바뀐다. 신과 인간이 함께 시간을 사는 네팔의 봄, 그 한복판으로 들어간다.
2부. 셰르파의 길, 다시 만난 히말라야 – 4월 14일 (화)





히말라야로 향하는 관문 도시 포카라(Pokhara). 맑은 날이면 페와 호수 수면에 마차푸차레(Machapuchare)와 안나푸르나 연봉이 그대로 비친다. 셰르파 출신 검비르가 25년 만에 다시 찾은 이 도시에는, 한때 함께 산을 오르던 셰르파와 포터 지인들이 여전히 살고 있다. 먼저 포카라 남서쪽, 해발 1,500m의 언덕 품디콧(Pumdikot)으로 향한다. 108개의 돌계단을 오르면 안나푸르나를 정면으로 마주한 거대한 시바 신상이 서 있다. 힌두교에서 우주의 완성을 상징하는 숫자, 108. 신상 주변을 가득 채운 순례자들의 기도 소리와 함께 히말라야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산에 들어가기 전엔 신께 꼭 인사를 드려야 해요.” 검비르가 마차푸차레 봉우리를 가리키며 말한다. 포카라 홍콩 시장(Hongkong Bazar)에서는 고산병 예방에 좋다는 작고 둥근 매운 고추 덜레 쿠르사니(Dalle Khursani)와 암라(Amla)를 챙기고, 캠핑 장비점에서 영하를 견딜 침낭과 텐트를 빌린다. 달밧(Dal Bhat) 한 그릇으로 배를 채운 뒤, 안나푸르나 설산 자락의 구룽족(Gurung) 마을 탄팅(Tanting)으로 향한다. 포카라에서 지프로 두 시간, 마디 강(Madi Khola) 계곡을 따라 오르면 해발 1,650m에 탄팅 마을이 모습을 드러낸다. 구룽어로 ‘즐거운 마을’이라는 뜻이다. 마을에 들어서자 전통 의상 방그라(Bhangra)를 선물로 건넨다. 낮고 좁은 문을 허리를 굽혀 들어서면 집의 심장부인 화로 아겐(Aghen)이 있다. 화로 위 천장에는 훈제 고기 수쿠티(Sukuti)가 매달려 있고, 구리 물동이 갈차(Ghalcha)가 한쪽에 놓여 있다. 물레방아로 곡물을 갈고, 소똥을 말려 거름으로 쓰는 일상. 손님이 오거나 마을에 대소사가 생기면 목청껏 소리를 질러 알린다. 밤이 되면 마을 사람들이 모여 구룽족의 전통 민속춤 가투(Ghatu)를 함께 춘다. 이튿날 탄팅을 떠나 능선을 따라 세 시간을 더 오르면 해발 3,085m의 카르푸 단다(Karpu Danda)에 닿는다. 설산을 배경으로 텐트를 친다. 영하의 밤, 캠프파이어 옆에서 검비르가 라면을 끓인다. 故 박영석 대장을 비롯해 한국의 산악인들과 함께 산을 오르던 추억을 떠올린다. 영하의 밤을 견딘 자들만이 볼 수 있는 히말라야의 새벽. 히말라야와 함께 살아온 사람의 길을 따라, 네팔의 또 다른 시간 속으로 들어간다.
3부. 고속도로 옆 숨겨진 삶, 장인 마을 – 4월 15일 (수)




네팔 수도 카트만두(Kathmandu)와 포카라(Pokhara)를 잇는 프리트비 고속도로(Prithvi Highway). 200km를 달리는 완행버스 창밖으로, 여행자들이 그냥 스쳐 지나가는 마을들이 있다. 고속도로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수백 년째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세티 강(Seti River)이 흐르는 다마울리(Damauli)에서 사랑기(Sarangi) 선율이 들려온다. 연주자는 전통 음악가 집단 간다르바(Gandharva). 라디오도 신문도 없던 시절, 이들은 마을에서 마을로 떠돌며 노래로 소식을 전하는 ‘노래하는 신문’이었다. 지금은 그 역할이 사라졌지만, 사랑기를 손에서 놓지 않는 간다르바의 고향 마을에는 여전히 세대를 이어온 음악과 삶의 이야기가 남아 있다. 사랑기의 재료가 되는 멀구슬나무(Chinaberry)를 깎고 줄을 매어 악기를 완성하는 장인의 손길, 그리고 전통 악기 마달(Madal)과 아르바조(Arbajo)의 연주까지. 네팔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음악과 가까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간이다. 베그나스 호수(Begnas Lake)에서는 둥가(Doonga)라 불리는 전통 나룻배를 타고 나간다. 카우키잘(Khauki Jaal) 그물로 물고기를 잡아 끓인 네팔식 생선 카레 마차코졸(Machha Ko Jhol)이 이 지역 사람들의 소박한 밥상이 된다. 이어 고르카(Gorkha)로 향한다. 네팔을 하나의 국가로 통일한 프리트비 나라얀 샤(Prithvi Narayan Shah)의 왕궁이 있는 곳이다. 네팔 전통 무기 쿠쿠리(Khukuri)에는 고르카 전사들의 용맹함이 깃들어 있다. 다딩(Dhading)에서는 쿠쿠리를 만드는 장인을 만난다. 숯 화덕에 쇠를 달구고 망치질을 반복하는 대장간의 풍경은, 고속도로 바로 옆에서 수백 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다시 카트만두로 돌아오는 길. 국군의 날 라스트리야 디와스(Rastriya Diwas) 행사가 열리고 있다. 빠르게 지나치는 여행자의 시선 너머, 고속도로 옆에는 전통을 지키며 살아가는 네팔 사람들의 또 다른 시간이 흐르고 있다.
4부. 카트만두는 거대한 캔버스 – 4월 16일 (목)





네팔의 옛 왕도 파탄(Patan). 도시 전체가 살아있는 박물관이라 불리는 이곳, 파탄 더르바르 광장(Patan Durbar Square)에는 리차비(Lichhavi) 시대부터 말라(Malla) 왕조까지 수백 년의 역사가 켜켜이 쌓여 있다. 골목 곳곳에는 고대 전통 급수 시설 히티(Hiti)가 지금도 남아 있다. 달리 시장(Dalli Bazaar) 골목 깊숙한 곳에서는 네팔식 부침개 바라(Bara)와 육회 쿠칠라(Kuchila)를 만드는 사람들을 만난다. 살아있는 여신을 모시는 쿠마리 가르(Kumari Ghar)에서는 네팔만의 독특한 신앙 문화도 들여다본다. 카트만두에는 힌두교 최대 축제 가운데 하나인 마하 시바라트리(Maha Shivaratri)가 열린다. ‘위대한 시바의 밤’이라는 뜻의 이날, 온몸에 재를 바르고 삼지창 트리슐(Trishul) 문양을 얼굴에 찍은 수행자 사두(Sadhu)들이 거리에 모인다. 마살라 치야(Masala Chiya) 한 잔을 나누며 밤을 새운다. 또 다른 골목에서는 대나무 전통 관악기 무랄리(Murali) 소리가 울려 퍼지고, 비슈누(Vishnu)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성스러운 검은 돌 샬리그람(Shaligram)을 파는 가게 앞으로 신자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봄이 깊어지는 2월 말부터 카트만두는 색의 축제인 ‘홀리(Holi)’ 시즌이 시작된다. 카트만두 도시 전체가 거대한 캔버스로 변하는 날이다. 서로의 얼굴에 색가루를 바르고, 물총을 쏘고, 옥상에서 물풍선을 던진다. “홀리 하이!(Holi Hai!)” 브라만과 달리트가, 네와르와 타망이, 힌두교도와 불교도가 함께 색을 뿌린다. 낯선 사람도, 알지 못해도 상관없다. 색가루를 바르는 순간 모두가 친구가 된다. 신과 인간이 같은 골목을 걷고, 수천 년 된 의례와 오늘의 일상이 아무렇지 않게 뒤섞이는 도시, 카트만두. 그 다채로운 삶의 풍경 속으로 들어간다.
- 큐레이터 : 검비르 (영화배우, 방송인)
- 검비르 만 쉬레스터(49세), 히말라야 셰르파 출신 영화배우 겸 방송인
- 네팔 명문 ‘국립 트리부반 대학교’ 경영학 전공
- 故 박영석 대장 권유로 한국 유학 후 정착, 엄홍길 대장의 네팔 학교 건립 사업 등 지원
- 사단법인 한국다문화청소년협회의 대표이사(CEO)
- 26년 한국 생활로 ‘거시기’ 등 아재 말투 완벽 구사, 현지 문화 한국 정서로 생생하게 전달
- 셰르파의 야생성과 지성을 겸비, 현지 루트 개발부터 인문학적 해설까지 가능한 ‘기획자형 프리젠터’
[방송 출연]
- 《이웃집 찰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강연 100°C》 등에서 네팔 문화와 한국 정착기를 공유
- 영화 《베테랑》, 《히말라야》, 《걸캅스》, 《방가? 방가!》 등 출연
-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현지 코디
[기타 활동]
- 한국인들에게 생소했던 네팔의 음식, 종교, 풍습 등을 방송과 강연을 통해 알리는 ‘민간 외교관’ 역할
- 2015년 네팔 대지진 당시, 한국 내 네팔인 공동체와 함께 대대적 구호 물품 지원 및 모금 활동 주도
- 한국 사회의 다문화 정책에 대해 “동정의 대상이 아닌, 같은 ‘사람’으로 봐주길 바란다”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며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
신과 인간이 함께 시간을 살아가는 네팔의 다채로운 매력을 전하는 한편, EBS1 ‘세계테마기행’은 4월 13일 월요일 저녁 8시 40분에 방송된다.
사진 : E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