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6일에 방송되는 KBS 1TV ‘다큐 인사이트’ 287회 ‘미국 독립 250주년 기획 2부-제국의 그림자’에서는 얼음이 녹은 북극권이 강대국의 전략 경쟁이 맞부딪치는 신냉전의 최전선으로 바뀌는 과정이 공개된다.
세상의 끝에서 지정학의 중심으로

1776년 독립을 선언한 미국은 250년이 지난 지금도 세계 질서의 중심에 서 있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이 다시 주목하는 곳은 그린란드다.
미국이 그린란드를 바라보는 이유는 하나의 섬을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후변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새로운 항로가 열리고, 막대한 희토류와 에너지 자원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세상의 끝이라 불렸던 그린란드와 북극권은 새로운 지정학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NATO, 중국은 달라진 북극의 전략적 가치를 둘러싸고 각자의 구상을 펼치고 있다.
고대인들은 생존조차 쉽게 허락하지 않는 세상의 북쪽 끝을 ‘툴레(Thule)’라 불렀다. 제작진은 노르웨이와 그린란드를 직접 찾아 북극권의 최전선에 선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을 통해 새롭게 재편되는 국제 질서의 흐름을 따라간다.
얼음이 녹자 가장 뜨거운 땅이 된 북극권

기후변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북극권은 더 이상 세상의 끝에 머물지 않는다. 새로운 항로가 열리고 막대한 자원이 모습을 드러내자 강대국들은 이 지역을 새로운 전략의 무대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노르웨이 육군 참모총장 라르스 S. 레르비크 소장은 “기후변화로 인해 북극 접근이 수월해지고 있습니다. 어업부터 석유, 가스, 희토류 금속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자원이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제작진은 노르웨이 북부를 찾아 북극권 안보의 최전선에 선 군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얼음이 녹으며 달라진 전략적 가치가 어업·석유·가스·희토류를 둘러싼 경쟁을 거쳐 안보와 군사 전략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짚어본다.
키르케네스에 드리운 신냉전
노르웨이 최북단의 국경 도시 키르케네스는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작은 도시다. 오랫동안 협력과 공존의 상징이었던 이곳의 평화로운 일상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긴장으로 바뀌었다.

바렌츠 옵서버 편집장 토마스 닐센은 “문제는 우리가 예측하기 어려운 군사 강대국과 바로 이웃하고 있다는 점입니다”라고 설명한다. 바렌츠해에는 군함이 오가고, 러시아와의 교류로 성장했던 지역 경제도 큰 변화를 맞았다.

키르케네스가 속한 쇠르바랑에르의 마그누스 멜란 시장은 “우리는 전형적인 노동자 중심의 광산 도시이지만 노르웨이에서 유일하게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자체이기도 합니다”라고 말한다. 광산 도시의 일상과 국경 도시의 긴장은 한 공간 안에서 동시에 이어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바렌츠해에서 평생 조업을 이어온 어부와 러시아를 떠나온 망명 언론인을 만난다. 키르케네스 시장과 국경수비대의 이야기도 따라가며 국경 도시의 달라진 일상을 들여다본다.
제2차 세계대전의 상흔을 간직한 방공호와 지금도 24시간 긴장 속에 유지되는 국경은 냉전 이후 찾아왔던 평화가 얼마나 빠르게 흔들릴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협력의 통로였던 국경은 다시 안보와 경계의 최전선으로 바뀌고 있다.
세계가 탐내는 그린란드의 희토류


다음 목적지는 그린란드 남부의 작은 마을 나르사크다. 다른 마을과 도로조차 연결되지 않은 이곳은 세계 최대급 희토류와 우라늄 매장지인 크바네펠트 산을 품고 있다.
세계가 주목하는 자원이 땅속에 묻혀 있지만 주민들의 삶은 복잡한 갈림길에 놓였다. 광산 개발은 한쪽에는 일자리와 경제 성장의 기대로, 다른 쪽에는 환경과 삶의 터전을 위협하는 불안으로 다가온다.

광산업체 현지 총괄 마틴 헬레네는 “이 프로젝트는 그린란드 전체에 상당한 수입과 수익을 가져다줄 것이고 앞으로 더 큰 잠재력이 남아 있습니다”라고 주장한다. 개발 찬성 측은 광산이 지역 경제와 그린란드의 미래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그린란드 의회 의원 마리안 파비아센은 “나르사크 지역의 주민 대다수는 채굴 프로젝트에 반대하고 있고 광산이 절대 개발되지 않길 바랍니다”라고 말한다. 반대 측은 환경 오염과 공동체의 삶이 훼손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제작진은 광산 개발을 둘러싼 찬반 양측의 목소리를 함께 담는다. 자원은 누군가에게 미래의 기회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생존을 위협하는 불안이라는 현실을 확인한다.
20년 가까이 이어진 갈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세계가 탐내는 광물은 나르사크 주민들에게 단순한 산업 문제가 아니라 삶과 미래를 직접 선택해야 하는 문제가 되고 있다.
강대국 경쟁 속 그린란드의 선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여러 차례 그린란드 확보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미국뿐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도 북극권의 전략적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공급망과 자원, 해상 교통로는 경제의 영역에만 머물지 않는다. 국가 안보와 국제 질서를 좌우하는 핵심 전략 자산으로 바뀌었다.


그린란드 정부 관계자와 북극이사회,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강대국 경쟁 속에서 그린란드가 고민하는 선택을 설명한다. 자원과 항로를 둘러싼 경쟁이 거세져도 그린란드 사람들은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하기를 원한다.

세상의 끝이라 불렸던 북극권에서는 얼음이 녹는 속도보다 빠르게 새로운 국제 질서가 쓰이고 있다. 외부 강대국의 전략보다 그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선택이 먼저 존중돼야 한다는 점이 이번 취재에서 가장 중요하게 남는다.
북극권 주민의 삶을 뒤흔드는 강대국 경쟁과 새로운 국제 질서의 실체는 7월 16일 목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되는 KBS 1TV ‘다큐 인사이트’ 287회 ‘미국 독립 250주년 기획 2부-제국의 그림자’에서 공개된다.
출처 : KB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