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17일에 방송된 tvN ‘100일의 거짓말’ 3회에서는 미국행을 꿈꾸던 이가경(김유정 분)이 구국단의 밀정이 돼 조선총독부에 들어가기까지의 험난한 과정이 그려졌다.
종로 전당포에서 벗어난 이가경
이가경과 사토 히데오는 ‘원조’ 종로 전당포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그러나 사토 신이치(진선규 분)를 암살하려 했던 구국단을 쫓는 경찰들이 들이닥치면서 두 사람도 수색을 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다행히 사토 히데오가 자신은 정무총감의 아들이며 이가경은 자신의 일행이라고 밝히면서 경찰들의 의심을 피할 수 있었다. 경찰의 부탁을 받은 사토 히데오는 용의자의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다.
그 사이 이가경은 다른 투숙객과 옷을 바꿔 입고 전당포에서 달아났다. 사토 히데오가 돌아왔을 때는 이미 모습을 감춘 뒤였다. 여러 차례 우연히 마주쳤던 두 사람의 인연도 그렇게 끝나는 듯했다.
미국행을 조건으로 시작된 밀정 활동
사토 신이치 암살 작전이 실패한 뒤 구국단은 위기에 빠졌다. 사토 신이치는 구국단 소탕을 지시했고, 총독부는 한철룡(김인권 분)을 지명 수배했다. 총독부 통역관으로 근무하며 구국단의 밀정으로 활동하던 스즈키(김도현 분)마저 총상을 입었다.
총독부 내부에서 정보를 확보하던 통로에 공백이 생기자 유소란은 통역생 자리에 새로운 밀정을 보내자고 제안했다. 유소란이 떠올린 사람은 눈치가 빠르고 거짓말에 능숙한 데다 영어 실력까지 갖춘 이가경이었다.
유필립(이무생 분)을 비롯한 구국단원 대부분은 이가경에게 밀정 역할을 맡길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유소란은 이가경이 간절히 바라는 미국행을 조건으로 내걸면 그를 데려올 수 있다고 자신했다.
구국단원들은 이가경을 속이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미국으로 떠날 기회가 생겼다고 믿었던 이가경은 자신이 그들이 짜놓은 판의 꼭두각시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토록 바라던 미국행을 앞두고 이용당했다는 생각에 짜증과 허탈감이 밀려왔다.
바로 그때 유소란은 미국에 보내주겠다는 조건을 내걸며 구국단의 밀정이 돼 총독부에 들어가 달라고 부탁했다. 미국으로 갈 수 있다는 말은 이가경에게 절실했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독립운동에 뛰어들어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 일은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유소란이 했던 증오는 사랑만큼이나 힘이 세다는 말은 결국 이가경의 선택으로 이어졌다. 자신의 비정하고 절망적인 현실에서 벗어나기를 원했던 이가경은 고민 끝에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미국행을 꿈꾸던 소매치기는 구국단의 밀정이 됐다.
거짓 고백 뒤에 찾아온 밀정의 위기
유필립은 사토 신이치에게 이가경이 자신의 내연녀라고 속여 조선총독부 통역생 자리를 얻어냈다. 금서희라는 이름으로 총독부에 들어간 이가경은 그곳에서 선임 통역관 사토 히데오와 다시 마주했다.
두 사람의 대화를 직접 들었던 사토 히데오는 이가경의 등장이 달갑지 않았다. 정중하게 인사를 나누며 속내를 감추려 했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하는 이가경을 향한 의심까지 지울 수는 없었다.
결국 사토 히데오는 “금서희 씨는 거짓말 말고 진짜 얘길 해본 적이 있기는 합니까?”라고 물었다. 경성역과 희원, ‘원조’ 종로 전당포에 이어 네 번째로 만난 상황을 짚으며 이 모든 만남이 우연이 아니지 않느냐고 핀잔을 줬다.
이어 “한 번만이라도 거짓말 아닌 진짜 얘기를 한다면 내 동료로 인정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가경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좋아해요, 처음 만났을 때부터요”라고 기습 고백했다. 사토 히데오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내놓은 말이었고, 이 역시 거짓말이었다.
밀정이 된 이가경에게 주어진 첫 번째 임무는 사토 신이치의 일정을 빼내는 일이었다. 이가경은 사토 히데오가 퇴근한 뒤 정무총감의 일정을 알아냈다. 구국단에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면서 첫 임무도 무사히 마쳤다.
하지만 안도감은 오래가지 않았다. 어둡고 인적이 드문 뒷골목을 지나던 이가경에게 누군가 갑자기 총을 들이밀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은 “너 밀정이지? 금서희, 아니 이가경”이라고 말하며 그의 본명까지 알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곧이어 이가경의 얼굴에 자루가 씌워졌다. 총독부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밀정이라는 사실은 물론 본명까지 들킨 상황이었다. 첫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친 직후 찾아온 위기는 이가경이 선택한 길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줬다.
총독부 내부에서 정보를 빼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가경은 첫 임무 직후 자신의 정체를 아는 인물과 마주했다. 본명까지 불린 그 순간이 밀정으로서 가장 위험했던 장면 아니었을까?
사진 :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