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2TV 새 대하드라마 ‘문무’에서 이현욱과 김강우가 신라의 앞날을 두고 서로 다른 길을 택하는 부자로 만난다. 박성웅이 맡은 김유신은 두 사람과 함께 삼국통일을 향해 나아가는 핵심 인물로 등장한다.
김법민이 아버지와 외숙부에게 배운 것
김법민은 신라 제29대 태종 무열왕 김춘추의 장남이다. 위기에서 해법을 찾아내는 영민함과 정치적 판단력을 갖췄으며, 훗날 신라 제30대 문무왕이 되는 인물이다. 이현욱은 아버지의 정치적 선택을 이해하려 애쓰고 전쟁의 참상을 겪으며 성장하는 김법민을 연기한다.
아버지 김춘추는 신라 왕실에서 태어났지만 순탄한 길만 걸어온 인물이 아니다. 폐위된 진지왕의 손자로 진골 귀족들의 견제를 받아야 했고, 왕위에 오르기 전부터 외교와 정무를 통해 신라가 살아남을 길을 찾는다. 김법민은 그런 아버지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정치를 배운다. 역사 속 김춘추는 진골 신분으로는 처음 왕위에 올랐으며, 김유신과 손잡고 반대 귀족 세력을 제압해 왕권을 다질 기반을 마련했다.
외숙부 김유신에게서는 다른 가르침을 얻는다. 김법민은 김유신과 전장에 나서며 병사들을 이끄는 데 필요한 용맹함과 통솔력을 익힌다. 가야계 출신으로 신라 진골 세력의 견제를 받았던 김유신은 전투를 지휘하는 장수로서 김법민이 군사를 이끄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인물이다.
서로 다른 처지의 김춘추와 김유신, 김법민은 신라 내부의 반대 세력과 고구려·백제 등 외부의 위협에 맞선다. 김춘추가 외교와 정치로 활로를 찾는 동안 김유신은 군사를 이끌고, 김법민은 두 사람에게서 나라를 다스리는 데 필요한 판단을 배워 나간다. 이들의 관계는 삼국통일을 향해 움직이는 극의 중심을 이룬다.
김춘추의 외교를 받아들이지 못한 아들
김법민과 김춘추 사이에 가장 큰 갈등을 불러오는 문제는 외교 전략이다. 김춘추는 신라의 생존을 위해서라면 적대 세력 앞에서도 고개를 숙일 수 있다고 여긴다. 당장의 자존심보다 나라가 살아남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아들 김법민에게 아버지의 태도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선택이다. 나라를 지키겠다는 사람이 적에게 굽히는 모습이 비굴하고 처절하게 느껴진다. 같은 신라를 지키려 하면서도 한쪽은 실리를, 다른 한쪽은 굽히지 않는 태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맞선다.
김춘추의 외교는 단순히 싸움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 아니다. 역사 속 김춘추는 고구려에 동맹을 제안했다가 뜻을 이루지 못했고, 이후 당나라와의 협력을 추진해 648년 군사동맹의 토대를 마련했다. 상대국과 협상하며 전쟁의 판세를 바꾸려 했던 아버지의 방식은 김법민이 이해해야 할 숙제로 남는다.
전쟁을 겪으며 달라지는 김법민
전쟁터에서 목격한 희생은 김법민의 생각을 바꿔 놓는다. 싸움이 계속될수록 병사들이 목숨을 잃고 백성들도 고통받는 현실을 보면서, 적 앞에 고개를 숙이는 것이 반드시 신라를 포기하는 행동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아버지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김법민도 그 선택 뒤에 있는 사정을 헤아리게 된다. 눈앞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뿐 아니라 다음 전쟁을 막고 백성이 살아갈 길까지 고민해야 한다는 점을 배워 가는 것이다. 두 사람이 다투는 이유는 달라도 결국 바라는 것은 삼국통일을 통한 평화다.
김법민은 아버지와 갈등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만의 정치적 판단을 갖춘 지도자로 성장한다. 실제 역사에서 김법민은 650년 당나라에 사신으로 파견됐고, 655년 태자로 책봉됐다. 외교와 왕위 계승을 경험한 인물이 훗날 문무왕이 되는 만큼, 드라마에서도 그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가 중요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처남과 매제로 이어진 김춘추와 김유신
김춘추와 김유신은 가족이면서 함께 나라를 이끌어 가는 동반자다. 김춘추가 김유신의 여동생 문희를 아내로 맞으면서 두 사람은 매제와 처남 사이가 됐다. 김법민에게 김유신은 아버지의 정치적 동지이자 어머니의 오빠인 외숙부다.
정치와 전쟁에서 맡은 일도 뚜렷하다. 김춘추가 외교 관계를 다지고 나라의 방향을 정하면 김유신은 반란을 진압하고 군사를 지휘하며 그 결정을 뒷받침한다. 김춘추가 왕위에 오르기 전 두 사람이 힘을 합쳐 비담의 반란을 진압한 일도 신라 정치에서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두 사람의 협력은 왕위에 오른 뒤에도 이어졌다. 김춘추는 김유신을 중용했고, 김유신은 전쟁터에서 신라군을 이끌었다. 드라마는 정치적 계산과 군사적 결단이 함께 필요했던 시대를 이들의 관계를 통해 보여줄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김유신은 때로 김춘추의 판단에 쓴소리를 하면서도 결국 그의 뜻을 이해하고 힘을 보탠다. 의견 차이가 곧 결별을 뜻하지는 않는 셈이다. 적 앞에 굽히는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하던 김법민이 두 사람의 협력 속에서 어떤 지도자로 변할까?
김법민과 김춘추의 외교 갈등, 김유신이 함께하는 삼국통일의 여정은 11월 14일 오후 9시 20분 첫 방송되는 KBS 2TV 대하드라마 ‘문무’에서 펼쳐진다.
사진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