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관’ 미망

'독립영화관' 미망

KBS1 ‘독립영화관’이 김태양 감독의 영화 〈미망〉을 선보인다. 서울 종로와 광화문을 배경으로 남자와 여자가 서로 다른 시간에 만나고 헤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영화는 세 가지 뜻을 가진 ‘미망’을 통해 변해가는 도시와 그 안에 남은 기억을 따라간다.

프로그램명 : 독립영화관

방영작품은 김태양 감독의 〈미망〉이다. 작품 안내에 명시된 방송일시는 10월 23일 금요일 밤 24:50∼이며, 방송 채널은 KBS-1TV다.

방영작품 정보

〈미망〉은 김태양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드라마 영화로, 2024년 11월 개봉했다. 이명하, 하성국, 박봉준, 백승진, 정수지, 강소이, 고쥬니, 김서휘, 김호연, 배유람, 김태백, 형슬우 등이 출연한다.

촬영은 김진형, 조명은 안경훈, 미술은 김남숙, 음악은 김태산이 맡았다. 동시녹음에는 이지성, 선재윤, 곽기봉, 고들풀이 참여했으며, 이호승이 편집하고 노하정이 프로듀서를 맡았다. 손영학이 기획과 제작을 담당했으며, 영화사 은하수와 제이콥홀딩스가 제작했다.

〈 미망 〉 줄거리

한 인연이 긴 시간 안에서 함께하다가 서로를 멀리서 바라보게 되는 이야기다. 영화는 발음은 같지만 뜻이 다른 세 개의 ‘미망’을 통해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남자와 여자의 관계를 그린다.

첫 번째 이야기는 ‘미망(迷妄)’이다. 사리에 어두워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맨다는 뜻으로, 버스에서 잘못 내린 남자가 우연히 과거의 여자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두 번째 이야기는 ‘미망(未忘)’이다.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여자는 과거에 남자와 함께 걸었던 길을 이제 다른 남자와 걷는다.

세 번째 이야기는 ‘미망(彌望)’이다. 멀리 넓게 본다는 뜻으로, 남자와 여자가 친구의 장례식에서 다시 만나 서로 보내온 시간을 돌아보는 과정을 그린다.

〈 미망 〉 김태양 감독 연출의도

김태양 감독은 언제나 제자리인 것 같은 일상도 매일 공사가 진행되는 도시처럼 부서지고 다시 지어지며 조금씩 변화한다고 바라봤다. 많은 것이 변하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것들이 있고, 사람들은 반복과 차이를 겪으며 어딘가로 나아간다는 생각이다.

감독이 주목한 장소는 서울 종로다.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 1970∼80년대, 현재에 이르기까지 여러 시대의 흔적이 혼재한 종로는 그에게 오래전부터 흥미로운 공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지금의 종로 역시 계속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이 경험이 영화의 출발점이 됐으며, 김 감독은 변화하는 종로의 현재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 〈미망〉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 미망 〉 영화제 상영 및 수상내역

〈미망〉은 2023년과 2024년 국내외 여러 영화제에서 상영되거나 수상했다. 2024년에는 스페인 제14회 바르셀로나국제작가영화제에서 대상을, 이탈리아 제26회 우디네극동영화제에서 퍼스트 타임 디렉터상을 받았다. 제12회 무주산골영화제에서는 비컨힐 크리에이티브상을 수상했다.

같은 해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과 스웨덴 제27회 예테보리국제영화제 잉마르베리만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제39회 산타바바라국제영화제 인터네셔널시네마, 대만 제26회 타이베이영화제 월드랜드, 제17회 여성인권영화제 피움초이스에서도 소개됐다.

2023년에는 캐나다 제48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넷팩 심사위원 특별언급을 받았으며, 일본 제24회 도쿄필름엑스에서는 학생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필리핀 제11회 큐시네마국제영화제에서도 넷팩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스위스 제19회 취리히영화제 뉴 월드 뷰와 홍콩 제20회 홍콩아시안영화제 공식 초청 명단에도 포함됐다. 아르헨티나 제38회 마르델플라타 국제영화제 국제경쟁 부문, 독일 제72회 만하임-하이델베르크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도 진출했다.

2024년에는 영국 제19회 런던한국영화제 시네마나우와 프랑스 제19회 파리한국영화제 페이샤쥬에서도 상영됐다.

〈미망〉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램 노트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램 노트를 작성한 문성경은 기억을 구성하는 요소로 냄새와 소리, 음악을 언급하면서도 결국 기억이 되새기는 것은 시간과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어떤 일을 겪었던 계절과 당시의 옷차림, 하늘의 색감, 사건이 일어난 장소가 기억의 바탕이 된다. 이러한 기억이 소중한 이유는 그 안에 각자의 삶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시간과 공간이 이야기를 만든다는 점에서 영화는 기억에 가장 가까운 예술이라는 해석이다.

〈미망〉은 살아가는 동안 우연히 만나는 여자와 남자의 관계를 따라간다. 두 사람이 만나고 걷고 헤어지는 장소는 서울의 중심부다. 오래된 것들을 간직하면서도 사람들의 생활이 이어지는 을지로와 광화문이 주요 배경으로 등장한다.

등장인물들은 도시의 상징적인 동상과 건물에 관한 이야기를 반복한다. 그러나 이들이 이야기하는 대상은 역사 자체가 아니다. 그 장소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형성되는 추억과 미묘한 감정이 중심이다.

개인의 기억은 무심하게 보이는 도시에 저마다의 색을 입힌다. 단편영화로 시작한 작품을 여러 상황에 맞춰 4년에 걸쳐 완성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쌓인 시간은 영화에 무게를 더했다.

〈미망〉 J 매거진 ‘사라지는 것과 끝내 사라지지 않는 것들의 초상’

김태양 감독은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J 매거진 인터뷰에서 영화의 제목과 구성, 촬영 과정, 공간과 기억의 관계, 해외 관객의 반응, 차기작에 관한 생각을 밝혔다.

Q. ‘미망’이라는 단어의 여러 뜻을 세 개의 이야기로 구성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시작됐나?

A. 김 감독은 첫 번째 파트의 마지막 촬영 날 영화 전체의 구조를 떠올렸다. ‘서울극장으로 간 여자(이명하)는 어떻게 됐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그녀가 모더레이터로 참여하는 영화가 무엇일지 생각하게 됐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이야기 사이에는 시간 차이가 있지만, 여자가 서울극장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활용하면 두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 과정에서 박남옥 감독의 1955년 영화 〈미망인〉을 떠올렸다. 이 작품 역시 서울 거리를 걸으며 진행되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미망〉과 연결할 수 있었다.

김 감독은 〈미망인〉이 영화의 각 장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이순신 동상과 같은 역할을 하길 바랐다. 이후 ‘미망’의 사전적 뜻을 다시 찾아보면서 각각의 의미가 세 이야기와 맞닿아 있다고 느꼈다.

제목보다 영화의 구조를 먼저 생각했고,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미망’이라는 제목을 발견해 받아들였다는 설명이다.

영화 마지막에는 사전에 없는 네 번째 ‘미망(微望)’도 등장한다. 표의문자인 한자의 특성을 활용해 감독이 직접 만든 표현으로, ‘작은 바람’이라는 뜻이다. 김 감독은 영화 속 인물들과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자신의 작은 바람을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Q. 박남옥 감독의 〈미망인〉에 등장하는 “수렁에 빠졌을 때라도 그는 해바라기였다.”라는 문구를 인용한 이유는 무엇인가?

A. 〈미망〉의 인물들은 누구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 뜻을 이루지 못한다. 기대했던 일은 번번이 기대를 저버리고,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 뜻밖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김 감독은 이런 인물들이 모두 수렁에 빠진 것과 비슷한 상황에 있다고 봤다. 그러나 그들은 어떻게든 돌아서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미망인〉의 인물들 역시 원하는 것과 다른 결론에 도달하지만, 그럼에도 살아간다. 김 감독은 바로 그 점이 자신에게 와닿았다고 설명했다.

Q. 단편 〈달팽이〉(2020)와 〈서울극장〉(2022)을 장편 〈미망〉으로 연결하면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했나?

A.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4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이 관객에게 전달되는 일이었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 공사가 한창이던 장소는 두 번째 이야기에서 공사가 끝난 빌딩으로 등장한다.

김 감독은 인물의 동선을 따라가는 카메라 움직임을 비슷하게 유지하면서 달라진 건물의 모습을 담았다. 이러한 변화가 인물들의 대화와 삶을 더욱 여러 층위에서 바라보게 만들 것으로 생각했다.

Q. 세 개의 이야기에서 광화문과 종로를 반복해서 보여주는 이유는 무엇인가?

A. 김 감독은 광화문과 종로를 좋아하는 이유로 과거와 현재, 미래가 함께 존재한다는 점을 꼽았다. 이곳에서는 오래된 건물과 새로운 공간뿐 아니라 젊은 사람부터 노년층까지 여러 세대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길을 걷거나 가게에 들어가면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같은 공간에 머문다. 감독은 공간 자체에도 기억과 이야기가 남아 있고, 그곳을 지나는 사람들에게도 수많은 사연이 있다고 생각했다.

영화 속 남자와 여자가 걷는 동안 주변 공간이 두 사람의 기억을 은유하기를 바란 것도 이 때문이다. 사라지고 변화하면서도 끝내 없어지지 않는 것은 공간과 그곳에 깃든 기억이라는 생각이다.

Q. 종로와 광화문 골목에서 촬영하면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

A. 김 감독은 주요 스태프와 함께 촬영 장소를 답사하면서 현장에서 생길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비했다. 요일과 시간에 따른 보행자와 차량의 움직임, 상점의 개점과 마감 시간, 신호등이 바뀌는 간격까지 조사해 촬영 일정에 반영했다.

거리에서 지나가는 시민들을 모두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롱테이크 방식의 스토리보드를 구상했다. 긴 이동 구간을 한 번에 촬영해야 했기 때문에 밤 장면에서는 상점과 가로등 외에도 실제 거리에 있을 법한 자연스러운 조명을 곳곳에 설치했다.

두 번째 이야기의 촬영일은 부처님 오신 날로 정했다. 연출상의 의미뿐 아니라 거리에 설치된 연등이 어두운 밤을 밝혀준다는 이유도 있었다.

현장 소리를 살리기 위해 무선 마이크를 사용하고 배우들의 이동 경로 곳곳에 마이크를 설치했다. 후시 녹음보다 실제 거리에서 들리는 소리를 최대한 담는 것이 목표였다.

촬영에 제약이 많아 배우들과 각 파트의 처음부터 끝까지 테스트 촬영을 진행했다. 이동 구간에 따라 대사 길이를 조정하고, 걷다가 멈추는 동작을 활용해 카메라와 배우의 움직임을 맞췄다.

배경으로 등장하는 상가에는 사전에 협조를 구해 실제로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촬영 당일 거리를 지나던 시민들에게도 카메라 밖에서 촬영 사실을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다.

일반적으로 촬영 현장에서는 잠시 기다려달라고 부탁하지만, 이곳에서는 화면에 등장해도 괜찮다면 카메라를 바라보지 말아달라는 요청도 했다.

촬영 스태프 일부도 영화에 등장했다. 신호등을 확인하거나 갑자기 나타나는 오토바이 등에 대응하면서 촬영을 이어가기 위한 목적이었다. 시민들의 도움으로 촬영을 진행했으며, 화면을 자세히 보면 간혹 카메라를 바라보는 사람들도 등장한다.

Q. 4년이라는 긴 제작 기간에는 어떤 점을 고려했나?

A. 제작 준비 과정에서 촬영 배경이 될 상점과 주변 상가의 협조를 구했다. 적은 예산으로 영화를 제작해야 했기 때문에 상인들과 직접 친분을 쌓는 시간도 필요했다.

특히 마지막 공간으로 등장하는 ‘소우’와 주변 상가 관계자들을 약 1년 동안 찾아가며 관계를 맺었다. 그 결과 실제 상가를 마치 영화 세트장처럼 활용할 수 있었다.

김 감독은 이 공간들을 다른 장소로 대체할 수 없었고, 실제 모습을 담아야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서울극장은 코로나19 방역 방침으로 섭외와 촬영이 어려웠다. 이후 방역 수칙이 완화됐을 때는 이미 극장이 폐관한 상태였다.

결국 서울극장 내부 장면은 한국영상자료원의 협조를 받아 다른 공간에서 촬영했다.

제작이 이어진 4년 동안 주변 공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고, 그 변화를 시나리오에도 반영했다. 공간의 변화에 따라 이야기 역시 조금씩 달라졌다.

날씨도 촬영에 영향을 미쳤다. 촬영할 때마다 비가 내린 덕분에 영화적으로 도움을 받은 순간이 있었다.

배우들이 4년 내내 영화를 준비한 것은 아니었다. 한 부분을 촬영할 때마다 다시 모여 준비하고 촬영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그러면서 배우들이 자연스럽게 나이 들어가는 모습이 영화에 담겼다.

김 감독은 외형적인 변화뿐 아니라 배우들이 사람으로서 성장한 모습도 연기에 스며들었다고 느꼈다.

연기 지도는 배우마다 다르게 진행했지만 공통으로 전달한 주문은 “현장을 느끼고 반응해달라”는 것이었다.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받아들이고 자연스럽게 반응하기를 바랐으며, 배우들도 그 방식을 수용했다.

Q. 낮과 밤으로 이어지는 세 이야기의 시간과 색감은 어떻게 구성했나?

A. 김 감독은 처음부터 세 이야기가 시간의 흐름 안에서 연결되는 구조를 생각했다. 각각의 이야기는 실시간으로 진행되지만 실제로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이야기 사이에 몇 년의 시간이 흐른다.

그럼에도 첫 번째 이야기의 낮이 두 번째 이야기의 밤으로 이어지고, 세 번째 이야기에서 다시 날이 밝아 낮에서 밤으로 흘러가는 듯한 느낌을 주고자 했다.

서로 다른 일상의 한 장면처럼 보이지만 멀리서 바라보면 하나의 고리로 연결된 구조다. 이 공간과 시간을 이어주는 장치는 버스와 택시 같은 탈것이다.

버스나 택시의 창밖으로 도시가 흘러가는 모습을 시간이 흐르는 과정과 연결했다. 영화는 남자가 버스에서 내리면서 시작하고, 남자와 여자가 여러 탈것을 오르내린 뒤 다시 남자가 버스에서 내리는 것으로 끝난다.

각 장의 색감은 의상과 소품을 통해 구분했다. 남자의 녹색 반팔 티셔츠와 빨간 우산, 여자의 붉은 원피스와 하늘색 원피스 등이 대표적이다.

감독은 각 장에서 제목이 등장하는 장면의 배경색을 정하는 데 이러한 색을 활용했다. 붉은색, 녹색, 파란색은 빛의 삼원색으로, 세 빛을 더하면 투명한 빛이 된다는 점이 영화의 정서와 맞닿아 있다고 느꼈다.

영화의 계절과 대화 역시 여름에서 겨울로 향한다. 싱그럽고 따뜻한 여름은 탄생과 젊음을, 시들고 추운 겨울은 죽음과 늙음을 떠올리게 한다.

겨울이 지나면 다시 봄이 오듯 우리의 일상도 반복된다. 그러나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는 하루 역시 조금씩 달라지고 있으며, 김 감독은 그런 변화를 영화에 담고자 했다.

Q.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만난 해외 관객들의 반응은 어땠나?

A. 김 감독은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든 자신의 영화를 보는 관객과 만나는 일이 기적과 같다고 표현했다. 특히 토론토에서 만난 관객들은 극장에서 영화를 처음 본 관객들이었기에 오래 기억에 남았다.

영화는 두 차례 상영 모두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감독은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었으며, 취소표를 구하기 위해 극장 밖에 줄을 선 관객들의 모습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무대 인사를 앞두고 극장 통로에 서 있을 때 자신과 동료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응원하던 관객들도 기억에 남았다.

상영 전에는 관객들이 응원가처럼 노래를 부르고 박수를 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는 듯한 분위기가 신기했다고 한다.

김 감독은 정적인 영화가 관객들에게 지루하게 느껴지지는 않을지 걱정했지만, 작은 장면과 표현에도 크게 반응하는 관객들을 보며 안심했다.

이후 영화제 프로그래머에게서 열정적으로 영화를 관람하는 것이 토론토의 관람 문화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감독은 영화제에서 관객상이 높이 평가받는 이유도 이러한 문화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관객과의 대화가 끝난 뒤에도 극장에 남아 추가 질문을 하거나 자신의 해석을 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극장 밖에서도 여러 연령대의 관객과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할아버지와 할머니 관객들이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고 전한 일이 기뻤다. 관객과의 대화가 끝난 뒤에는 그 시간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 객석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토론토 이후 방문한 여러 해외 영화제에서는 국가마다 영화에 반응하는 방식이 달랐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감독은 당시 전주국제영화제 관객들이 〈미망〉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기대했다.

Q. 단편과 장편 제작의 차이는 무엇이며, 차기작은 어떤 작품인가?

A. 김 감독은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 자체에서 단편과 장편의 큰 차이를 느끼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야기의 성격은 다르다고 봤다.

단편을 시에 비유한다면 장편은 단편소설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감독은 언젠가 자신만의 영화 언어를 찾아 능숙하게 활용하게 된다면 시처럼 표현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인터뷰 당시 준비하고 있던 차기작은 장편 〈서울 이야기〉와 단편 〈나만 아는 춤〉이었다.

〈서울 이야기〉는 아들 부부의 이혼을 말리기 위해 서울을 찾은 여자가 손녀와 함께 도시를 돌아다니는 이야기다. 아들 부부 역할에는 〈미망〉에서 남자와 여자를 연기한 하성국과 이명하가 참여했다.

김 감독은 〈서울 이야기〉가 〈미망〉에서 직접 확장된 세계는 아니지만 두 작품을 느슨하게 연결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설명했다.

단편 〈나만 아는 춤〉은 춤을 가르치는 여자가 춤을 추지 못하는 남자를 사랑하는 이야기다. 서로를 이해하고 싶은 두 사람은 상대방의 몸짓을 따라 한다.

감독은 사람의 춤과 몸짓에 관심이 많고, 말이 아닌 몸의 움직임으로 표현하는 방식이 영화 언어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김 감독은 앞으로도 자신이 영화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전했다. 한 작품씩 제작하면서 자신만의 표현법을 찾아가겠다는 계획이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상대의 몸짓을 따라 하는 〈나만 아는 춤〉은 김태양 감독이 관심을 두고 있는 영화적 표현과도 맞닿아 있다. 그가 다음 작품에서 보여주려는 사람의 움직임과 관계는 어떤 모습일까?

〈미망〉은 오래된 서울의 거리에서 시작된 세 이야기를 통해 한때 가까웠던 사람들이 서로를 다시 바라보는 시간을 담는다. 서로 다른 뜻을 지닌 제목처럼 기억과 공간이 남기는 의미를 따라가는 김태양 감독의 작품을 KBS1 ‘독립영화관’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