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15일에 방송된 SBS ‘거장항준’ 1회에서는 장항준이 유재명과 이선빈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대본으로 캐스팅을 제안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장항준의 거장 허세
장항준은 시작부터 허세를 부리며 “깐느 박 짜증 난다. 준호 봉도 자꾸 나랑 상담하려고 한다. 한 번 자립해 봐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찬욱과 봉준호를 마치 자신에게 조언을 구하는 후배처럼 이야기하며 스스로 거장 행세를 한 것이다.
두 감독은 실제로 방송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장항준은 이들의 축전을 반기면서도 친분을 과시하는 농담을 이어가 첫 장면부터 자신의 캐릭터를 분명하게 보여줬다.
이에 송은이는 “칸, 아카데미 영화제를 노린다”면서도 “중요한 건 장항준 항시 말조심”이라고 당부했다. 제작사 대표 역할을 맡은 송은이는 장항준의 발언을 바로잡고, 조감독 김풍은 그 농담에 한마디씩 보태며 대화를 이어갔다.
유재명·이선빈 캐스팅 오디션
이어 유재명과 이선빈이 장항준의 작업실을 찾아 캐스팅 오디션에 참여했다. 장항준은 유재명의 ‘응답하라 1988’ 캐스팅 비하인드를 듣고 “혹시 테이블 밑으로 돈을 찔러준 것 아니냐”고 농담했다. 유재명이 단시간에 배역을 얻은 과정을 듣고도 엉뚱한 의혹을 제기한 셈이다.
출연료 이야기가 나오자 장항준은 우정 출연료를 두고도 근거 없는 농담을 이어갔다. 송은이는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며 그를 제지했다. 배우를 평가해야 할 오디션 현장은 장항준의 짓궂은 질문에 웃음이 이어지는 자리로 바뀌었다.
또 이선빈이 배우 이광수와의 러브스토리를 공개하자 장항준은 몰랐다는 듯이 깜짝 놀랐다. 이선빈은 “9년이나 만났는데 너무하다”라며 속상해했다. 김풍도 뒤늦게 열애 소식을 기억해 냈고, 두 사람의 반응에 이선빈은 서운한 마음을 웃으며 드러냈다.
유재명은 대화 중 “최근 내 꿈이 영화감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장항준 감독을 보고 희망을 얻었다”고 밝혔다. 김풍은 “장항준도 할 수 있는데 나라고 못하냐 이런 거냐”며 몰아갔다. 배우로 활동해 온 유재명의 말에 장항준은 감독이 한 명 더 생기지 않아 다행이라고 농담했다.
이야기는 세계적인 감독 마틴 스코세이지에게까지 이어졌다. 유재명이 스코세이지의 영화에 대한 집념을 장항준에 빗대자 장항준은 흐뭇해했다. 이어 유재명은 ‘비밀의 숲’에서 보여준 연기를 즉석에서 재현했고, 이를 본 김풍이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여왕과 사는 남자 대본리딩
방송 말미에는 장항준의 차기작 ‘여왕과 사는 남자’ 캐스팅을 위한 배우들의 대본리딩이 진행됐다. 연기에 앞서 장항준은 아내인 김은희 작가와 수입이 역전되고 아내의 카드를 사용했던 자신의 일화를 작품의 소재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영화 제작이 확정된 작품이 아니라 예능 속 캐스팅 설정으로 등장한 시나리오였다.
김은희 작가가 드라마 ‘시그널’ 이후 더 큰 수입을 올리게 되자 장항준은 아내의 카드를 받아 쓴 적이 있다고 떠올렸다. 처음에는 마음껏 써도 된다는 말을 듣고 함정이 아닌지 의심했지만, 결국 그 카드를 사용하다 자존심이 상했던 경험을 대본에 담았다. 한때 자유롭게 쓰던 카드가 막혔다는 일화도 이어졌다.
대본리딩에서 유재명은 장항준을, 이선빈은 김은희 작가를 연기했다. 스태프가 유재명에게 더 경박하게 해달라고 주문하자 그는 장항준을 그렇게 해석하지 않았다고 응수했다. 두 배우의 능청스러운 애드리브가 이어지자 장항준과 제작진은 만족해하며 캐스팅을 제안했다.
그러나 유재명은 대본을 집에 가져가 더 읽어보겠다며 내용이 다소 유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선빈도 갑자기 해외 일정이 생긴 것 같다며 출연을 망설였다. 김풍은 일정을 조율할 수 있다고 설득했지만 두 사람은 쉽게 답을 주지 않았고, 장항준은 대본리딩 전과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장항준은 “내가 두 사람을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 순 없지만 끌어내릴 수 있다”며 농담을 던졌다. 두 배우가 기념사진을 어디에도 올리지 말아 달라고 당부한 뒤에도 그는 마지막까지 캐스팅에 대한 미련을 농담으로 풀어냈다. 유재명은 앞서 장항준을 스코세이지와 비교한 발언이 지나쳤다며 스코세이지에게 사과하는 말로 오디션을 마무리했다.
두 배우는 오디션을 마치고도 출연을 선뜻 약속하지 않았고, 장항준은 마지막까지 농담으로 응수했다. 첫 캐스팅 현장에서 가장 뜻밖의 반응을 보인 사람은 누구였을까?
사진 :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