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입시업체와 현직 교사들이 은밀하게 수능 문항을 거래해 온 이른바 ‘사교육 카르텔’의 실체가 적발되며 대한민국 교육계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3월 3일 화요일 오후 10시 20분 방송되는 MBC ‘PD수첩’ 1497회에서는 일타강사와 교사들 사이의 거대한 카르텔을 추적한다. 특히 현우진, 조정식 등 유명 강사들을 비롯해 46명이 기소된 이번 사태의 배후와 브로커의 존재까지 낱낱이 파헤친다.
더 충격적인 건, 이른바 ‘문항거래’가 최근에 시작된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랜 기간 관행처럼 이어져 왔다는 증언과 정황이 드러났고, 현직 교사와 일타강사를 연결해주는 ‘브로커’의 존재도 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도대체 언제부터, 얼마나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었던 걸까.
- 대치동 휩쓴 ‘실전 모의고사’ 열풍, 그 많은 문제는 어디서 왔나

지금 사교육 시장을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아이템은 단연 ‘실전 모의고사’다. 수능과 흡사한 고품질의 실전 모의고사를 얼마나 많이 푸느냐가 명문대 진학을 결정짓는 절대적 공식처럼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대학교 진학에 성공한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의 아들 역시 매 시험 대비를 위해 2,000개가 넘는 문제를 풀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열풍은 더욱 확산됐다.
학생들이 너도나도 모의고사에 매달리며 이른바 ‘킬러문항’의 수요도 폭증했다. 이름이 곧 브랜드인 일타강사와 대형 학원들은 시즌마다 수백, 수천 개의 새로운 문항이 필요했다. 문제는 양질의 수능형 문항을 제대로 만들어낼 수 있는 ‘출제 인력풀’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사실. 결국 사교육 업체는 수능 시스템을 꿰뚫고 있는 현직 교원들에게 은밀히 손을 뻗었다. 취재 결과, 한 문제당 가격은 수십만 원에서 최대 200만 원에 달했으며 한 교사가 약 5년여간 ‘6억 1천만 원’ 규모의 문항을 거래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현직 교사가 사교육업체와 문항 거래를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일부 교사들은 ‘개인 시간을 활용한 부업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과연 아무 문제 없는 거래라고 볼 수 있을까? 그 실태를 낱낱이 밝힌다.
- 내신 시험 재탕에 가족 계좌로 돈세탁까지… ‘배드티처스’의 실체

그동안 수면 아래에 머물러 있던 문항거래 문제. 지난 2023년 8월, 교육부는 현직 교사들을 대상으로 ‘문항거래’ 내역을 자진 신고받았다. 2주간 자진 신고자는 무려 322명.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감사원은 ‘사교육 업체와 5천만 원 이상 거래한 교사’ 295명을 별도로 선발해 대대적인 감사를 진행했다. 1년 반의 조사 끝에 드러난 규모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그 중 249명이 위법·부당 행위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고, 이중 상당수는 ‘EBS 수능연계교재’를 집필한 소위 ‘프리미엄’ 교사들이었다.
감사 결과 드러난 행태는 더욱 충격적이었다. 학구열이 높고 경쟁이 치열하기로 손꼽히는 양천구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학원에 제공한 문항을 변형해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 내신 시험에 출제했다. 대구의 한 명문고등학교 소속 교사는 동료들을 모아 ‘문항 제공 조직’을 만들고, 본인은 수수료 1억 6천만 원을 차명 계좌로 챙기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했다. 믿음을 저버린 교사들은 어떤 변명을 내놓을까. 문항거래 교사들을 직접 만나보았다.
- 일타강사의 ‘적중신화’, 어떻게 만들어졌나?

수능 영어 영역의 일타강사로 연간 수백억 원대 매출을 올려온 조정식. 그의 이름을 단 모의고사는 실제 학교 시험과 전국 단위 모의고사에서 높은 적중률을 기록했다고 알려져 왔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그의 이름을 다시 한번 전국에 각인시키는 일이 벌어졌다. 수능 영어 23번 지문이 그가 출간한 모의고사에 실렸던 지문과 사실상 동일하게 출제된 것이다. “역시 조정식”이라는 찬사가 쏟아졌지만, 동시에 의혹도 거세졌다. 경찰 수사까지 이어지자, 조정식은 자신의 SNS에 ‘도덕적으로도 법적으로도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부끄러운 짓은 절대 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오랜 취재 끝에 조정식 강사의 측근으로 일했던 한 관계자를 만났다. 긴 고민 끝에 카메라 앞에 선 그가 마침내 입을 열었는데… 수능문제 23번 적중은 일타강사 조정식의 독보적인 실력이었을까? 기가 막힌 우연이었을까? 아니면 보이지 않는 거래의 결과였을까?
최근 공개된 공소장 내용에 따르면, 메가스터디 수학 강사인 현우진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현직 교사 3명에게 수학 문항을 제공받는 대가로 총 4억 2천여만 원을 송금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처럼 은밀하게 이뤄진 거래의 규모가 수십억 원대에 달한다는 사실이 추가로 밝혀지며 공분이 커지고 있다.
과연 일타강사의 놀라운 적중률 뒤에 숨겨진 진실은 무엇일까. 수험생들을 불안으로 몰아넣은 사교육 카르텔의 모든 것은 3월 3일 화요일 오후 10시 20분 방송되는 MBC ‘PD수첩’ 1497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 :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