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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6333회 백발 모자전 1부

닷뉴스 ·

퇴직 후의 안락한 노후 대신 치매에 걸린 99세 어머니의 손과 발이 되어주기로 결심한 한 남자의 뭉클한 사연이 안방극장을 눈물로 적실 전망이다.

다가오는 4월 1일 오전 7시 50분 방송되는 KBS1 ‘인간극장’ 6333회에서는 백발의 아들과 노모, 그리고 증손녀까지 4대가 함께 살아가는 ‘백발 모자전’ 편이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방송은 치열한 간병의 무게를 또 다른 생명의 탄생인 육아로 치유해 가는 한 가족의 진솔한 일상을 밀도 있게 조명할 것으로 보인다.

얼핏보면, 그 모습이 너무나 닮은 백발의 두 사람이 있는 집.

99세 증조할머니 라정임 여사부터 14개월 증손녀 율이까지

무려 4대가 한 지붕 아래 부대끼며 살아가는 집이다.

3년 전, 30여 년간 몸담았던 대기업을 퇴직한 아들 혁성 씨(63).

남들이 부러워하는 은퇴 후의 여유 대신 어머니 곁에 머무는 삶을 택했다.

눈 뜨자마자 어머니를 씻기고, 먹이고, 주간보호센터에 보내는 것까지,

어린 시절 어머니가 당신에게 그랬듯,

이제는 아들이 지극 정성으로 어머니를 보살핀다.

하지만 어머니의 기억은 자꾸만 흐려져간다.

15년 전 남편을 떠나보낸 우울증으로 찾아온 치매.

한 때는 한국전력에 다니며 일본어 번역 일을 할 만큼

누구보다 총명했던 어머니지만

이제는 아들의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할 때가 많은 치매 4급이다.

은퇴 후, 혁성 씨가 어머니 돌봄의 중심에 서기 전까지

치매 시어머니를 보살핀 건 아내 영희(61) 씨였다.

치매 초기에는 시어머니에게 머리채를 잡히는 일도 많았다.

그러면서도 주간보호센터 같은 곳에 보낼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시절.

24시간을 꼼짝없이 매여 살던 그녀에게도 결국 마음의 병이 찾아왔다.

내 인생이 없어진 것만 같아 하염없이 눈물만 나던 그때,

그녀를 일으켜 세운 건 3년 전 태어난 손녀였다.

손녀가 태어나면서 딸 가족과 함께 살게 된 영희 씨.

북적이는 4대 가족 틈에서

시어머니를 대하는 무거운 마음도 조금씩 가벼워졌다.

고단한 간병의 시간을 또 다른 돌봄인 육아의 기쁨으로 치유하는,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

현관 앞에 사이좋게 놓인 휠체어와 유모차.

백살을 앞둔 노모를 돌보느라 어머니처럼 백발이 된 아들 혁성 씨.

시어머니에서 손녀까지 ‘돌봄’을 ‘또 다른 돌봄’으로 치유하는 며느리 영희 씨의 이야기를 통해

부모, 자식의 인연과 도리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어쩌다 4대 가족

경기도 용인특례시의 한 아파트.

아흔아홉의 노모부터 이제 막 인생의 첫발을 뗀 14개월 증손녀까지, 무려 4대.

여섯 식구가 한 지붕 아래 살아가는 가족이 있다.

평생 누구보다 교양이 넘치셨던 어머니, 라정임 여사.

하지만 15년 전,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슬픔은 우울증과 함께 치매라는 불청객을 몰고 왔다.

5남매 중 막내아들인 혁성 씨는 그때부터 어머니를 모시게 됐다.

그러나 직장에 나가고 나면 돌봄의 몫은 고스란히 아내 영희 씨에게 남겨졌다.

치매가 온 시어머니에게 머리채를 잡히기도 했지만,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영희 씨.

하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못한 시간들은 쌓이고 쌓여 결국 마음의 병이 되고 말았다.

‘독박 돌봄’이라는 외로운 싸움 속에서 영희 씨의 몸과 마음은 알게 모르게 시들어 갔다는데…

그런 영희 씨의 마음에 찾아온 한 줌 햇살은, 바로 손녀였다.

손녀가 태어나면서 딸 가족과 함께 살기 시작한 영희 씨.

여기에 3년 전 퇴직한 혁성 씨가 “이제는 내가 어머니를 전담하겠다”며 돌봄의 중심에 나섰다.

혁성 씨의 하루는 어머니 방에서 시작해 홈 카메라로 잠든 어머니를 지켜보며 끝난다.

백발 母子와 그걸 지켜보는 며느리

혁성 씨의 하루는 어머니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의 바람은 단 하나, 자신이 어머니를 지켜드릴 수 있을 때, 자신의 품에서 덜 아프게 돌아가시는 것.

그 마음에는 이유가 있다.

갑작스럽게 떠난 아버지를 지켜드리지 못한 미안함과 죄책감이 마음 한구석에 깊은 흉터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은퇴 후의 여유를 꿈꿨지만,

이제 그의 시계는 주간보호센터에서 귀가하는 어머니의 일정에 맞춰 흐른다.

친구들과 마음 놓고 술 한잔 기울이기도 어려운 처지.

오후 5시 전에는 무조건 집으로 달려가야 하는 그에게 친구들은 ‘오후 5시의 신데렐라’라는 별명도 지어줬다.

오랜만에 부산에서 열린 부부 동반 모임.

근처에 사는 혁성 씨의 누나에게 어머니를 잠시 맡기고 달려갔지만,

하지만 어머니 걱정에 결국, 용인에서 부산까지 먼 길을 달려갔지만, 얼굴만 비춘 채 서둘러 집으로 돌아온다.

엄마에 이어 아빠로 이어지는 할머니 돌봄의 무게.

이를 지켜보는 딸 보현 씨의 마음도 편치만은 않다.

결국 보현 씨는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14개월 된 율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로 결심했는데…

그 말을 들은 영희 씨, 와락 눈물을 쏟는다!

부모를 돌본다는 것

혁성 씨에게도 자신만을 위한 시간이 있다.

음악을 좋아하는 혁성 씨. 일주일에 딱 한 번, 동에서 하는 기타 레슨을 받으러 간다.

하지만 수업 중에도 혁성 씨의 눈은 어머니 방을 비추는 홈 카메라 화면에 고정돼 있다.

그런데 평소처럼 수업을 듣던 혁성 씨, 갑자기 교실을 뛰쳐나간다.

어머니가 옷에 배변 실수를 한 것이다.

간단한 뒤처리는 아내 영희 씨가 하지만 최근 들어 급격히 상태가 안 좋아지신 어머니.

점점 잦아지는 실수와 점점 길어지는 돌봄의 시간.

아침부터 밤까지 어머니 보살핌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혁성 씨와 영희 씨를 위해 사위 현성 씨가 영화 표 두 장을 건넨다.

그렇게 영화관 나들이에 나선 두 사람.

부부는 잠시 숨을 고른다. 그리고 다시 일상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

치매로 기억을 잃은 아흔아홉 증조할머니 곁에서 방긋방긋 재롱을 부리는 증손녀. 현관에 나란히 놓인 휠체어와 유모차. 부모님을 돌보는 것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고민이다.

그건 한때, 나를 돌봐주었던 시간을 다시 돌려받는 일.

백발 모자전은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아닐까.

1부 줄거리

내년이면 백 살이 되는 라정임 여사.

아들 며느리에 증손녀까지, 4대가 한 지붕 아래 함께 산다.

치매 4급, 가족의 얼굴조차

잊는 어머니, 그런 어머니를 백발의 아들 혁성 씨가 정성껏 보살피고 있다.

치매 4급 판정을 받은 어르신들은 국가의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를 통해 주간보호센터 이용 등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혁성 씨 가족 역시 이러한 돌봄 지원 체계를 활용하며 길고 외로운 간병의 시간을 버텨나가고 있다.

‘돌봄’이라는 무거운 삶의 숙제를 가족에 대한 애틋한 헌신으로 묵묵히 풀어가는 혁성 씨 네 식구의 모습은 1일 방송을 통해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사진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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